미국 스키 인구가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스키어 평균 연령은 30세에서 2025년 기준 37세까지 상승했다. 고비용 구조, 인구 변화,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 전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현재 주요 리조트의 1일권 가격은 300달러를 상회하고, 여기에 장비 렌탈, 강습, 숙박, 교통비까지 더하면 주말 스키는 사실상 가족 여행에 버금가는 비용이 든다. 청년층에게는 게임기 한 대를 살 것인지, 하루 리프트권을 끊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니 진입 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다.
반면 시니어층은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과 상대적인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꾸준히 슬로프를 찾고 있다. 그 결과 스키장은 점차 중·장년층 중심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문제는 경기 침체만이 아니다. 고비용 구조와 세대별 스포츠 취향의 변화, 여기에 기후 변화까지 겹치며 스키 시즌은 점점 불안정해지고 있다. 지난해 미동부에서는 한겨울에 수차례 비가 내렸고, 서부 지역에서는 폭설로 도로가 막히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젊은 층의 참여 감소는 장기적으로 스키 문화의 세대 단절로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
이에 업계는 다양한 방식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Learn to Ski’ 초보 할인 패키지, 청년 시즌권 도입은 비용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대표적 시도다. 최근 많은 리조트가 터레인 파크를 늘리고, 스키후 파티(Aprs-ski) 문화를 활성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익스트림과 라이프스타일 요소에 민감한 20~30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변화를 위해서는 단순한 신규 고객 유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스키 멘토링을 통한 세대 간 소통 강화, SNS 기반 커뮤니티 활성화, 단체 예약·카풀·장비 공유 등을 통한 비용 효율화는 이미 여러 지역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비시즌 활동과의 연계, 안전 체계의 강화, 지역사회와의 협력이 더해진다면 스키는 특정 세대의 스포츠를 넘어 지역이 함께 나누는 문화 자산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스키산업의 질문은 바뀌고 있다. “누가 스키를 타는가”에서 “어떻게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만들 것인가”로. 전 세대가 함께 즐기고, 비용과 환경 부담이 완화되고, 지역과 상생하는 구조가 마련될 때 스키 산업은 다시 건강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변화의 방향은 이미 나타나고 있지만, 문제는 속도다.
결국 미국 스키 인구의 고령화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세대 간 참여 격차의 징후다. 스키 리조트와 관련 업계 그리고 지역 공동체가 시니어층의 지속적 참여를 지원하는 동시에 젊은 세대에게 접근성을 높인 프로그램과 커뮤니티 경험을 제공한다면, 스키는 세대를 잇는 겨울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스키장을 단순한 스포츠 공간이 아니라 가족과 지역이 만나는 문화적 장으로 만드는 것, 이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그렇게 될 때 비로소 미국 스키 산업은 속도를 늦추지 않고 미래를 향해 활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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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의/미동부한인스키협회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