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크롱, 美 상호관세에 “대미 투자 일시중단” 촉구

2025-04-03 (목) 10: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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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미 수출 업계 대표자들과 긴급회의… “잔인·근거없는 결정”

▶ 증류주 수출업계 “수출액 약 1조원 감소할 것”

마크롱, 美 상호관세에 “대미 투자 일시중단” 촉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엘리제궁에서 대미 수출 업체 대표자들을 모아 긴급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2025.04.03.[로이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연합(EU)에 20%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 맞서 당분간 프랑스 기업이 대미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엘리제궁에서 대미 수출 업계 대표자들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면서 미국의 관세부과를 "잔인하고 근거 없는 결정"이라고 비난하며 이같이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향후 투자 또는 최근 몇 주 동안 발표된 투자는 미국과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보류해야 한다"며 "그들이 우리를 공격하고 있을 때 유럽의 주요 기업이 미국 경제에 수십억 유로를 투자한다면 그게 무슨 메시지가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미국의 관세 폭탄에 유럽 기업이 굴복하고 끌려다니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관세 부과가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는 없다"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어젯밤 결정으로 미국 경제와 미국인, 기업과 시민 모두 이전보다 더 약해지고 가난해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4억5천만명의 인구가 있는 시장"이라며 "유럽인이 하나 돼 통일되고 균형잡힌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와 유럽연합(EU)의 대응에 대해선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며 보복 관세나 강제 조치, 디지털세 부과, 금융 조치 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효과적이고 적절한 방법을 찾고 있다"며 "그냥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긴급회의에는 항공우주·화학·와인·자동차·제약·패션 등 프랑스의 주력 산업 분야 대표가 모두 참여했다. 고용주 단체들과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 등 정부 주요 인사도 머리를 맞댔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의 지난해 대미 수출 규모는 약 470억 유로(약 75조원)로, 국내총생산(GDP)의 1.6%를 차지한다.

대표적인 수출 분야는 항공산업(항공기·우주장비)으로 대미 수출의 약 5분의 1(약 90억 유로·약 14조원)이다. 명품 산업은 약 45억 유로(약 7조원), 와인과 코냑은 약 39억 유로(약 6조원), 제약·바이오 산업은 약 36억 유로(약 5.7조원)를 수출했다.


이 가운데 명품 산업은 미국 현지에 직접 공장을 운영해 관세 타격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며 제약 분야도 이번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큰 영향은 없다.

미국을 최대 시장으로 둔 주류업계는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와인·증류주 수출업체 연합(FEVS)은 전날 밤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의 20% 관세 부과 결정으로 프랑스의 수출액이 약 8억 유로(약 1조원)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U 회원국 전체를 놓고 볼 땐 약 16억 유로(약 2.2조원)의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게 FEVS의 전망이다. 프랑스 와인·브랜디 생산자 연합(CNAOC)도 미국의 새로운 관세 부과로 업계에 수억 유로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앙토니 브륀 CNAOC 부회장은 보도자료에서 코냑과 아르마냑 같은 증류주에는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재앙'이라며 "중국과 갈등 외에도 이런 관세는 우리 업계에 큰 어려움"이라고 걱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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