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일자리 하나에, 실직공무원들 ‘우르르’
2025-03-13 (목) 02:43:57
박광덕 기자
▶ 해직공무원 92%가 사무직…구직 경쟁률 수백대 1 달해
트럼프 행정부가 대대적인 연방공무원 감축 작업을 거침없이 진행하고 있는데, 괜찮은 일자리 하나가 나오면 실직한 전직 공무원들이 한꺼번에 대거 몰리면서 뜨거운 경쟁을 벌이는 등 재취업에 비상이 걸렸다.
인터넷 언론매체인 ‘악시오스 DC’는 지난 11일 ‘워싱턴 일원, 해고된 연방 공무원들을 위한 사무직 일자리 충분하지 않아’라는 제하로 구인·구직 웹사이트인 인디드(Indeed)의 통계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워싱턴 일원에서 실직한 연방공무원들은 소위 화이트칼라로 불리는 사무직종으로 실직 공무원 중 92%를 차지할 만큼 이번 공무원 감원 사태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현재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워싱턴DC 등 주정부와 로컬 정부들이 실직한 공무원들의 재취업을 돕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막상 현재 인재를 찾고 있는 직종은 기술직, 컴퓨터 등 하이테크나 단순 노동직종 위주여서 실직 공무원들이 찾는 사무직 분야는 극소수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괜찮은 사무직 일자리가 나오면 많은 실직 공무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수백대 1, 심지어 수천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등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북버지니아의 대형 로펌에 근무하는 한 한인은 “지난 달 초 회사에서 변호사 1명을 찾는 일자리에 무려 200여명이나 몰려 직원들이 깜짝 놀랐다”며 “공무원 감원이 진행되기 전에는 들어오는 이력서가 많아야 10여장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한 경제학자는 “요즘에는 연방공무원들만 일자리를 잃는 것이 아니라 정부 계약직은 물론 심지어 대형 민간업체들도 잇달아 대규모 해고 조치에 나서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해고된 연방공무원들은 경쟁이 치열한 노동시장에서 자기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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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