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병상에서 즉위 12주년 맞는 교황

2025-03-12 (수) 10: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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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세호전에 ‘희망’, 업무 계속 지휘

병상에서 즉위 12주년 맞는 교황

수녀가 10일 교황이 폐렴 치료를 받기 위해 입원한 제멜리 병원 밖에 있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동상 옆에서 기도하고 있다. <로이터>

폐렴으로 장기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13일 병상에서 즉위 12주년을 맞는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자진 사임 후 콘클라베(교황 선출 회의)가 시작된 지 이틀 만인 2013년 3월13일 새 교황으로 선출됐다.
전임 베네딕토 16세가 건강상의 문제로 약 600년 만에 스스로 사임한 만큼 선출 당시 76세의 고령이었으며 젊을 때 폐 일부를 잘라낸 그가 전 세계를 다녀야 하는 교황의 격무를 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이러한 우려를 비웃듯 그는 빼곡한 교황청 업무에 더해 활발하게 해외 사목 활동을 이어갔다. 지난해 9월 2∼13일에는 12일간 인도네시아,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 싱가포르 등 두 대륙에 걸쳐 4개국을 방문하며 3만3천㎞를 이동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주변에서는 교황의 나이와 건강을 고려해 적절한 휴식을 권유했지만, 그는 고된 일정을 쉼 없이 이어갔다. 교황청 내부에서 '지칠 때까지 일하는 교황'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교황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4년 전부터다. 2021년 7월 결장 협착증 수술, 그로부터 2년 뒤인 2023년 6월에는 탈장 수술을 받았다.
2022년 봄부터는 오른쪽 무릎 상태가 악화해 휠체어나 지팡이에 의지해야 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는 연이어 낙상 사고를 당해 건강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쉴 여유가 없었다..
교황은 지난달 초부터 기관지염 증세를 보였다. 지난달 9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집전한 미사에서 강론 도중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도중에 강론을 중단하기도 했다.
주변에서 휴식을 권했지만 그는 바티칸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 머물며 회의를 주재하고 사람들을 만났다. 치료를 미룬 그는 지난달 14일 결국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다. 양쪽 폐에 폐렴이 확인되는 등 상태는 계속 악화했다. 젊었을 때 폐 일부를 절제한 탓에 겨울철마다 호흡기 질환에 시달린 교황은 그때마다 계속해서 스테로이드제나 항생제 등으로 치료받아왔다.
이 때문에 면역력이 약해져 어떤 치료에도 반응이 더뎠다. 입원 초기에는 교황청에서 교황의 장례 준비를 고려할 정도로 위중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입원 후에도 교황은 4차례 호흡 곤란을 겪으며 위기를 맞았으나 지난 4일부터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고비를 넘긴 교황은 더 이상 생명이 위협받지 않을 정도로 병세가 호전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병원에서 평온한 밤을 보냈다고 교황청이 11일 오전 밝혔다. 교황청은 이날 아침 언론 공지에서 "교황은 평온한 밤을 보냈으며 오전 8시께 기상했다"고 전했다. 교황청은 전날 교황의 병세가 더 이상 생명에 위협을 줄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고 발표했다.
교황은 기관지염으로 지난달 14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다. 이날로 입원 26일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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