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주정거장에 발묶인 美우주비행사 2명 귀환 또 미뤄져

2025-03-12 (수) 05: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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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S 교대 임무팀 보낼 스페이스X 우주캡슐, 발사 직전 문제로 취소

▶ 보잉 우주선 시험비행 참여한 비행사들, 9개월여간 ISS 체류중

우주정거장에 발묶인 美우주비행사 2명 귀환 또 미뤄져

지난해 6월 1일 우주캡슐 스타라이너 시험비행 준비 중인 수니 윌리엄스와 부치 윌모어[로이터]

미국 보잉사의 우주캡슐 '스타라이너'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시험비행을 떠났다가 예기치 않은 문제들로 장기간 발이 묶인 우주비행사 2명이 지구 귀환 준비를 했으나, 일정이 며칠 더 미뤄지게 됐다.

당초 약 8일간으로 예정됐던 이들의 우주 체류 여정은 무려 9개월이 넘는 기간으로 늘어난 상태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12일 오후 7시 48분(미 동부시간) ISS 교대 임무를 수행할 '크루-10' 팀을 태운 우주캡슐 드래건을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할 예정이었으나, 카운트다운 1시간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발사를 취소했다.


이날 발사는 플로리다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발사대의 유압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

NASA 측은 "로켓과 우주선 자체는 모두 정상"이라고 밝혔다.

추후 발사는 며칠 안에 다시 시도될 수 있다고 NASA 측은 덧붙였다.

이번 크루-10 발사는 예기치 않게 ISS에 장기 체류 중인 우주비행사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를 지구로 귀환시키는 데 필수적인 절차다.

NASA 소속 베테랑 우주비행사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지난해 6월 5일 보잉사가 개발한 우주캡슐 '스타라이너'의 첫 유인 시험비행을 위해 이 캡슐을 타고 지구를 떠나 ISS에 도착했다.

하지만 스타라이너가 ISS에 도킹한 이후 기체에서 헬륨 누출과 기동 추진기 고장 등 여러 결함이 확인되면서 지구 귀환 일정이 계속 미뤄졌다.

NASA는 지난해 8월 우주비행사들의 안전 문제를 이유로 이들의 귀환에 스타라이너 대신 스페이스X의 드래건 캡슐을 이용하기로 결정하고, 스타라이너를 무인 상태로 귀환시켰다.


또 원래 별도로 예정돼 있던 NASA의 ISS 우주비행사 순환·교대 임무 크루-9와 연결해 일정을 조정하고, 윌모어와 윌리엄스를 크루-9 팀원으로 합류시켰다.

작년 9월 28일 크루-9 팀원 2명을 태우고 윌모어와 윌리엄스를 위한 자리 2석을 비운 드래건 캡슐이 발사됐고, 이후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ISS에 합류한 크루-9 팀원과 함께 시설 관리와 각종 우주 실험 등 NASA 임무를 수행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크루-9팀은 다음 임무를 맡은 크루-10 팀이 ISS에 도착해야 바통을 터치하고 지구로 귀환할 수 있다.

크루-9 팀의 귀환 일정은 당초 올해 2월 말로 예정됐다가 크루-10 수송에 새로운 드래건 캡슐을 이용하는 문제로 인해 3월 말로 더 미뤄졌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11월 당선된 이후 윌모어와 윌리엄스의 귀환 지연 문제를 이전 조 바이든 행정부 탓으로 돌리면서 NASA는 정치적인 이슈에 휘말리게 됐다.

결국 NASA는 크루-10 팀을 태울 우주선으로 새 캡슐이 아닌 구형 드래건 캡슐을 쓰기로 하고 크루-9의 귀환 일정을 2주가량 앞당겼다.

NASA는 윌모어와 윌리엄스가 처음 스타라이너에 탑승할 때부터 비상시 ISS에 장기간 체류할 수도 있다는 계획하에 임무를 맡았으며, 이들의 귀환을 위해 기존의 ISS 우주비행사 수송 임무(크루-9·10)를 연결해 진행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윌모어와 윌리엄스를 더 일찍 귀환시키자는 스페이스X의 제안을 바이든 행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CNN에 따르면 NASA의 전직 고위 관리는 스페이스X가 NASA 측에 그런 제안을 한 적이 없으며, 만약 그런 제안이 있었다고 해도 NASA는 수락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우주비행사를 단독으로 귀환시키려면 스페이스X의 드래건 캡슐과 팰컨9 로켓을 추가로 발사하기 위해 수억달러(수천억원)의 추가 비용이 소요돼야 하는데, 이를 위한 예산이 없다고 NASA의 전직 고위 관리는 설명했다.

당사자인 윌모와 윌리엄스는 언론 인터뷰에서 장기간의 ISS 체류에 불만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윌리엄스는 이달 4일 인터뷰에서 "우리에게는 임무가 있다"며 "우주에 있는 것은 정말 재미있고 하루하루가 흥미롭다"고 말했다.

윌모어도 지난달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우리가 '버려졌다, 고립됐다'는 등의 이야기가 이어졌는데, (그렇게 말하는 것을) 우리 둘 다 이해는 한다"며 "하지만 그런 이야기보다 우리가 미리 준비돼 있었고 (임무에) 헌신적이라는 내용으로 바꿔주는 게 도움이 된다. 그것이 우리가 더 좋아하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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