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영어를 ‘국어’로 공식 지정하는 행정명령 서명 예정

2025-02-28 (금) 10: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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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연방정부 지정 국어 없어…30여개 州는 영어가 공식 언어

▶ 트럼프, 영어 안 쓰는 이민자들 두고 “매우 끔찍한 일”

트럼프, 영어를 ‘국어’로 공식 지정하는 행정명령 서명 예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영어를 미국의 '국어'(공식 언어)로 지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에서는 수백개의 언어가 사용되며 연방정부 차원에서 공식 언어를 둔 적이 없다.

2000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은 영어 실력 때문에 정부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각 정부 기관이 관련 제도를 정비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이후 각 기관과 정부 자금을 받는 단체들은 여러 외국어로 번역한 문서와 통역을 지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행정명령의 폐지를 지시할 방침이다.

다만 기관들은 영어 외의 언어로 된 문서와 통역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수는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려는 행정명령은 영어를 국어로 지정해 국민 통합과 시민사회 참여를 장려하고, 정부 효율성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영어의 공식 언어 지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추방 정책을 시행하는 가운데 추진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에 영어를 하지 않는 이민자 자녀들 때문에 학교 수업에서 의사소통이 힘들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그들은 이 나라의 누구도 들어보지 못한 언어들을 사용하고 있다. 매우 끔찍한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 출마를 앞두고 당내 경쟁이 진행되고 있던 2015년 유세 중에 스페인어를 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두고 "여기는 스페인어가 아닌 영어를 하는 나라다"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스페인어 등 영어가 아닌 언어를 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에 적극 호소했지만, 취임 직후 백악관 웹사이트에서 스페인어 버전을 없앴다.


반면 쿠바계 미국인인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중남미 순방 때 스페인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미국에 공식 언어는 없지만 시민권을 받으려면 영어를 읽고 쓰고 말하는 능력을 검증하는 시험을 치러야 한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인의 78% 이상이 집에서 영어만 쓰지만, 다른 수백만 명은 다른 언어를 주로 사용한다.

미국 50개 주(州) 가운데 30개 이상에서는 영어를 주의 공식 언어로 지정하는 법을 제정했다.

한편 J.D. 밴스 부통령은 상원의원 시절 연방정부의 모든 공식 업무를 영어로 하고, 시민권 신청자가 치르는 언어 시험을 표준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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