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이즈 캔슬링’ 심각한 ‘뇌 손상’ 유발?

2025-02-20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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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폰 기능 장기간 사용시 청각 정보 처리 장애 진단”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사용한 영국의 한 20대 여성이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장애를 진단받았다. 19일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의 조용한 시골 마을 출신인 20대 여성 소피는 몇 년 전 대학에 입학하면서 런던으로 온 뒤 청력에 이상을 느꼈다.

소리가 들려도 어디서 들리는지 알아차리기 어려웠고 사람의 말소리를 빠르게 해석할 수 없었다. 강의실에서 교수의 수업을 듣는 것도 어려워 온라인 수업의 자막을 봐야 강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 소리 대부분이 소음으로 느껴져 일상생활을 할 때도 불편했다. 어딜 가든 소음이 지나치게 크게 느껴져 술집이나 식당에서 오래 머물 수 없었다. 그녀는 이후 정밀 검사를 통해 ‘청각정보 처리장애(APD)’를 진단받았다.

청각 정보 처리 장애는 귀의 문제가 아닌 뇌에서 소리와 말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중추 청각 정보 처리 장애(CAPD)라고도 한다. 귀에서 소리를 정상적으로 감지함에도 불구하고 뇌가 소리 정보를 올바르게 해석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소피가 평소 사용하던 이어폰을 원인으로 꼽았다.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장기간 사용하면 뇌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이즈 캔슬링은 음악을 듣는 동안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기능으로 애플 에어팟, 삼성 갤럭시 버즈 등 주로 무선 이어폰에 탑재돼 있다. 고주파나 큰 소리가 귀를 손상시키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 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

임페리얼 칼리지 헬스케어 NHS 트러스트의 청각학 임상 책임자인 르네 알메이다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청취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어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외부 소음을 들을 수 있는 ‘주변음 허용’ 모드를 사용하거나 귀를 완전히 막지 않는 형태의 이어폰을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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