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성공·경쟁 사회가 혼란 초래”

2025-02-18 (화) 07:43:49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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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정신문화연, 노영찬 교수 도덕경 24장 강독

“성공·경쟁 사회가 혼란 초래”

지난 15일 열린 동양정신문화연구회 월례강좌에서 70여명의 회원이 노영찬 교수의 도덕경 제 24장 강독에 귀 기울이고 있다.

지난 15일 조지 메이슨 대학에서 열린 동양정신문화연구회(회장 김면기) 월례강좌에서 노영찬 교수(조지 메이슨대 종교학과)는 “한국사회는 가치관이 너무 일률적이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과 분수를 무시하고 사회적 ‘성공’을 이루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달려들기에 많은 문제를 초래한다.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훌륭한 정치가, 학자, 과학기술자, 의사, 예술가도 필요하지만 자신의 본업에 충실한 청소부, 우체부 등도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도덕경 제 24장 ‘자기만족의 지혜’를 주제로 한 강좌에서 노 교수는 “현대 문화 자체가 성공을 향한 ‘스피드’와 ‘남을 의식’하게 한다”면서 “반면 도덕경은 일상적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을 뒤집어 생각할 수 있는 방향과 시각을 제시한다”고 전제했다.

노 교수는 “한국이 지난 40, 50년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는데 현재 한국의 상황을 보면 이것이 어느 한계에 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지나친 성공 위주, 경쟁 위주가 이 혼란을 초래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사회 구성원 전체가 깊이 반성하고 역사와 자연의 흐름에 따라 재조율하면서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교수는 “대부분의 인간은 발돋움을 해서라도 높아지려고 한다. 또한 남보다 앞서기를 원한다. 남보다 높아지려는 욕망”이라며 2600년전 노자는 이러한 경쟁과 욕심, 지나친 야심으로 얼룩진 인간이나 사회를 향해 충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자는 자기 능력의 한계도 모르고 무조건 자기를 높이려고 발돋움을 하면 넘어지게 마련이라 했다는 것. 역설적으로 자기를 돋보이려고 하면 할수록 빛을 잃고 만다는 것, 옳고 그름 역시 자기 스스로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고 저절로 나타나야 한다고 지적했다는 설명이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인류의 공존을 위해서는 이러한 도덕경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재해석해야 한다”며 “아집과 자기중심적인 길을 버리고 자기만족(self-contentment)의 지혜를 찾아 도의 길을 따를 때 도의 길이 곧 자신의 길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는 70여명이 참석했으며, 강좌 후 캠퍼스내 카페테리아로 자리를 옮겨 점심을 나누며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아(學而時習之 不亦說乎兒)’의 지혜를 나누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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