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북 공동 과학기술교류위원회’ 제안

2025-02-14 (금) 05:18:23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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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모 박사, 포토맥 포럼 초청 특강서 “평화와 통일 초석 위해 민간차원 구성”

‘남북 공동 과학기술교류위원회’ 제안

박찬모 평양과기대 명예총장이 13일 ‘북한에서의 교육 선교’를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남북 평화와 통일의 초석을 위해서는 신뢰 구축(과잉 목표 약속은 금물), 인내심(상호 이해 노력), 남북한의 민간 특히 과학기술자의 상호 왕래, 남한 기업의 투자 개념 등이 필요합니다.”

13일 설악가든에서 열린 포토맥 포럼(회장 이영묵) 초청 특강에서 평양과학기술대학(PUST) 명예총장인 원로과학자 박찬모 박사는 “민간차원의 ‘남북공동과학기술교류위원회(가칭)’를 구성하고 완충지대인 DMZ에 위치하도록 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또 남북 합작대학인 평양과학기술대학을 활용해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남북 교류협력 증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북한에서의 교육 선교’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박 박사는 ‘교육선교의 중요성’, ‘북한의 기독교 현실’, ‘평양과학기술대학 개관과 교육선교’ 등에 대해 설명한 후 남북과학기술 교류를 통한 한반도 통일 노력과 교육을 통한 간접선교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박 박사는 미국인 선교사들이 세운 평양숭실 학당(1897년), 개성 호수돈 여고(1899), 평양외국인학교(1900) 등을 교육을 통한 기독교 선교의 예로 들었다.

북한의 기독교 현실에 대해서는 “북한 헌법에 종교의 자유가 보장돼 있으나 실제는 다르다. 평양에는 공식적인 교회가 두 곳, 성당이 한 곳, 러시아 정교 사원이 한 곳 있다”면서 “숨어서 모이는 지하교회 혹은 가정교회 교인이 4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평양 거주 외국인 (200여개국 대사관의 외교관 가족, UN 기구 가족, EU 기구 가족) 등은 봉수 또는 칠골 교회에서 자주봤다고도 했다.

2009년 개교한 PUST는 북한 유일의 기독교 기반 사립 국제대학으로 시장경제 및 자본주의 교육으로 북한의 국제화를 선도, 남북의 동질성 회복 및 신뢰구축 증진, 남북의 과학기술 격차 감소로 통일 후 문제발생 예방, 지식의 산업화로 북한의 의식주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교직원들은 사랑과 기도, 봉사와 희생(무보수 봉사)을 보여주면서 기독교에 입각한 과학외교를 적용하고 있다”며 “이런 교수진을 본 많은 북한 학생들은 부모와 같은 사랑을 느낀다고 고백한다”고도 밝혔다.

박찬모 박사는 2010년부터 평양과기대 컴퓨터 공학과 교수 및 명예총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충남 천안 출생으로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메릴랜드대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메릴랜드대, DC 가톨릭대, KAIST, 포항공대 등에서 가르치며 평생을 과학기술교육계에 몸담아왔다.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 회장, 포항공대 제 4대 총장,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과학기술특보를 역임했으며 청조근정훈장(2005년)을 비롯해 국민훈장 동백장(1986), 도산 교육상(2018) 등을 받았다.

설악가든에서 열린 특강에는 전날의 폭설에도 불구하고 정종욱 서울대 명예교수 부부, 정기용 전 한민신보 발행인 부부, 서옥자 교수 등 4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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