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대적 불체자 단속에 조직적 대응

2025-02-04 (화) 07: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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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자 권익 단체들 ‘체포조’실시간 추적

▶ 소셜미디어 정보 공유

대대적 불체자 단속에 조직적 대응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이민 단속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애리조나 스테이트대 캠퍼스에서 공화당 그룹 학생들이 불법 이민자 신고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이민자 커뮤니티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에 대응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내 이민자 권익단체들은 지난해 11월 대선 직후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단속 강화에 대비했다. ‘이민자와 난민의 권리를 위한 일리노이주 연대’(ICIRR)의 홍보국장인 브랜든 리는 자신들이 구축한 기존의 이민자 ‘핫라인’을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을 서로 알리는 용도로 전환할 계획을 일찍이 수립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민자 인권 교육을 실시하는 방법을 100개의 회원 단체들과 공유했다고도 했다.
이런 과정 등을 통해 이민단체들은 소셜미디어 등을 기반으로 하는 공동 대응망을 구축했다고 한다. ‘의심스러운 활동’을 목격한 개인이 ICIRR 핫라인에 연락하면 ICIRR이 다른 단체들에 해당 활동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하고, 현장 영상과 사진을 찍어 알리는 전략이다.


실제 시카고 리틀빌리지 거리에 ICE 단속요원들이 나타났을 때 이 연락망은 효과를 발휘했다. 리틀빌리지는 히스패닉 이민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이다. 리틀빌리지의 활동가들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ICE 요원들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시카고 시의원 마이클 로드리게스는 “동영상과 메시지들이 밀려 들어왔다. 사람들이 요원들이 마을을 떠날 때까지 그들을 따라다녔다”며 ICE 요원들은 결국 아무도 체포하지 못했다고 WSJ에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당국자들은 이민자 체포를 확대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도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활동가들이 ICE의 움직임을 조직적으로 추적하고 단속요원들을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이민자들에게 교육하면서 체포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단체들을 주축으로 한 대응과 함께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정보 공유 움직임도 활발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규모 이민자 추방을 공언한 뒤 틱톡에는 ICE의 움직임을 알리는 영상들이 잇따랐다.

검열을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아이스(ICE)크림 트럭’을 발견했다는 등의 재치있는 표현도 등장했다. ICE 요원을 목격했다는 정보를 담은 미국 지도의 링크도 틱톡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런 활동이 공포 조장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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