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따뜻한 소리

2025-01-29 (수) 07:59:43 이지현 베데스다,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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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드득 뽀드득 고향의 길을 걷는다

눈 쌓인 얼어 붙은 길을 걷는다
얼어 붙은 눈들은 험한 구두 발로 밟아도
아프다 소리 한번 않 하고
그냥
뽀드득 거리는 소리만 들려 준다

자연의 선물
사계절 침묵의 시간 겨울
온 천지를 휘덮는 백설의 언덕 벌판


우리 마음에 쌓인 모든 것들도
눈 처럼 흰 색깔이면 좋겠다

눈 얼어붙은 차거운 길
뽀드득 거리는 소리 재미있고 따뜻하다
뽀드득 뽀드득 악보에 적혀진 멜로디

코끝이 빨개지고 손가락은 시려워도
그 뽀드득 소리엔
온 몸이 따뜻하다 마음도 따뜻하다

고향길 진한 뽀드득 소리에 산토끼도 숨어버린 그리움의 옛 상념

햇빛속 눈밭 위엔 보석 같은 작은 은하수도 보인다
눈이 부시다

뽀드득 뽀드득 따뜻한 소리

<이지현 베데스다,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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