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미국회의사당 로툰다 홀(Rotunda Hall)에서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47대) 대통령의 취임식을 TV 중계방송을 통해 지켜보았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Make America Great Afgain)라는 기치를 내 걸고 대선에서 승리한 역사상 최고령(78세 7개월)의 대통령이 취임하는 날이다.
45대 트럼프는 46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배하고 47대에 다시 당선된 두번째 ‘징검다리 대통령'이다. 첫번째는 22대 글로버 클리블랜드 대통령으로 그는 1893년 24대에 다시 당선됨으로서 첫 번 째가 됐다.
이날 취임식은 날씨가 너무 차가워서 실내에서 거행됐다. 실내에서 대통령 취임식을 갖기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2기 취임식(1985년) 이후 4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나는 취임식을 보면서 내가 몸담고 있는 미국은 정말 자랑스러운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삼부요인과 모든 초청인사들이 자리를 하고있는 가운데 현직 조 바아든 대통령에 이어 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 할 때 참석자들은 두 사람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취임식은 기독교 정신으로 건국된 나라답게 기도와 찬양으로 연속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존 로벗츠 대법원장이 집전한 대통령 선서순서에서 오른손을 들고 “나는 미국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최선을 다해 미국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하고 보호할것을 맹세합니다”라고 선서하는 동안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여사가 들고 있는 링컨대통령의 성경과 어머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성경을 왼손으로 만졌다. 이 선서는 미국 헌법이 요구하는 사항이다.
오른 손을 들고 성경에 왼손을 성경에 얹고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하는 전통은 초대 위싱턴 대통령 때부터 이어져 오는 아름다운 믿음의 고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서를 마친 후 곧 초대 워싱턴 대통령 취임식 때 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하나님이여, 나를 도와 주소서(so help me God)라는 기도를 덧 붙였다.
이는 하나님의 도움이 동반 될 때 나라를 잘 인도할수있다는 신앙 고백이다.
후임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은 전통대로 워싱턴 DC에 있는 유서깊은 성 요한교회(St. Johns Episcopal Church)에서 예배를 드리고 취임식장으로 향했다. 이 전통은 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시작한 전통이다.
이날 여러 순서가운데 나에게 가장 큰 인상을 준 순서는 해군사관학교 합창단이 ‘공화국의 전투찬송가'(the Battle Hymn of the Republic)를 부르는 장면이다.
이 찬송가는 유명한 작사 작곡가이면서 1870년 미국에 어머니 날을 처음 주도적으로 발의한 줄리아 와드 화우(Julia Ward Howe, 1819-1910) 여사가 1863년 남북전쟁 때 북부군을 위로하러 갔다가 지은 노래다. 주 예수님을 붙들고 나갈 때 전쟁에서 승리 할 수 있다는 신앙고백이 담긴 전투찬송가다.
이 노래 후렴은 이렇게 이어진다. “영광 영광 할렐루야 곧 승리하리라” 그 후 링컨대통령이 이끄는 북부군은 전선에 나갈 때 전투행진곡으로 부르게 되었으며 남북전쟁 당시 여러 국가기념식에서 거의 국가처럼 불려졌다. 그 후 미국 시민들은 7월 4일 독립기념일 식장에서 이 찬송가를 부르는 전통이 생겼다.
이 노래는 ‘마귀들과 싸울지라' (348장, 통일 388장)라는 제목으로 기독교 찬송가에 실려있으며 많은 교회들이 독립기념일 기념예배에서 함께 부르는 찬송가가 되었다.
나는 1960년대 후반에 필라델피아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한 2년 동안 미국장로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이 교회 강대상 양쪽에 미국 성조기가 계양되어있었다. 나는 그 이유를 담임 목사님에게 물었다. “나라가 있고 교회가 있는 것이죠” 믿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애국심이다. 독립기념일 주일에 예배에 참석했다. 교인들은 큰 목소리로 찬송가 ‘마귀들과 싸울지라'를 함께 불렀다. 나라를 사랑하는 신앙고백이다. 몇 년 후 피츠버그로 학교를 옮겨 그 곳에서도 미국감리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이 교회도 성조기를 계양했다. 이 교회에서도 독립기념일 주일에 같은 찬송을 불렀다. 선조들이 보여준 신앙고백을 재현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끝난 후 참석자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져 나갔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나란히 국회 의사당 앞으로 걸어갔다. 그곳에는 해병대 1호(Marine 1) 대통령 헬리콥터가 정차하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바이든 전 대통령 부부를 헬리콥터 앞까지 안내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 부부를 태운 헬리콥터가 이륙을 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손을 흔들며 바이든 부부를 떠나 보냈다. 가는 사람들과 남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미국에서나 볼 수 있는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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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욱 전 한동대 교수 사회학박사,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