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까지 70마일 돌풍” 게티센터·UCLA도 영향권
▶ 총 16명 사망·16명 실종
▶ 소화전 고갈 우려 커져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바닷가에 바로 인접한 주택들이 폭격을 당한 것처럼 모두 초토화된 모습이 이번 산불사태의 무서움을 보여주고 있다. 12일 한 DWP 직원이 주택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피해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
LA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이 엿새째 계속 확산하면서 일부 지역 산불은 진화에 진척을 보이고 있지만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의 ‘팰리세이즈 산불’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북동쪽으로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15일까지 다시 한번 ‘악마의 바람’ 샌타애나 강풍이 예보돼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12일 국립기상청(NWS)은 오는 15일까지 화재 상황에 대해 적색경보를 발령했으며, 돌풍을 예보했다. 기상청은 이 기간 풍속이 시속 50마일에 달하고 산간지역에는 돌풍이 불어 최고시속 70마일에 달할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학자 리치 톰슨은 “매우 강한 돌풍과 건조한 대기, 매우 마른 수풀로 인해 여전히 매우 위험한 화재 기상 조건이 지속될 것이며, 오는 14일이 가장 위험한 날”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는 물론 콜로라도 등 미국 내 9개 주와 멕시코에서 온 소방 인력 1만4,000명과 소방차 1,354대, 항공기 84대가 투입돼 강풍이 들이닥치기 전 산불을 진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소방대원들은 특히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의 다수 소화전에서 물이 고갈됐고, 주요 소방수 공급원인 샌타 이네즈 저수지도 수리를 이유로 폐쇄 상태여서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팰리세이즈 산불이 방향을 틀어 북동쪽으로 번지면서 내륙의 주요 시설을 위협해 비상이 걸렸다.
LA의 손꼽히는 명소인 게티센터가 대피 대상 구역에 포함됐다. 소방관들은 게티센터와 가까운 맨더빌 캐년에서 불길이 산비탈을 타고 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게티센터 동쪽에 인접한 UCLA에는 아직 대피 경보가 내려지지 않았지만 학교 측은 17일까지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인근에 있는 부촌 벨에어와 베벌리힐스 주민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현재 LA 카운티 내 동시다발 산불로 샌프란스시코보다 넓은 면적인 약 61평방마일이 불에 탔다. 피해도 계속 늘어 사망자 16명에 실종자도 16명으로 증가했으며, 불에 탄 건물만 1만2,300여채에 달하고 있다. 날씨 데이터를 제공하는 민간기업 아큐웨더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인해 1,350억~1,500억 달러 사이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수많은 주민이 화재를 피해 대피하자 빈집이나 상점에 침입해 물건을 훔치는 등의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날까지 약탈 혐의로 30여명이 체포됐다. 이와 관련, 로버트 루나 LA 셰리프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소방관 복장을 하고 말리부 지역 빈 집을 털려던 약탈범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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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