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짙은 연기·냄새·재 날려 LA·OC·인랜드까지 영향
▶ “외부활동 피하고 마스크 수돗물 끓여서 마셔야”
한인 주민들도 많은 알타데나 산불 지역의 주택들이 굴뚝과 토대만 남은채 차량들까지 잿더미로 변해 이번 대형산불의 처참한 피해를 보여주고 있다. 아래는 한인 주민이 불타버린 집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하고 있는 모습. [박상혁 기자]
LA 카운티 역사상 최악으로 기록될 동시다발 산불로 인해 남가주 전역의 대기질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관지가 약한 어린이와 기저질환자들, 노약자들은 외출을 삼가고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남가주 대기정화국(SCAQMD)에 따르면 9일 오후 기준 LA 카운티 내에서 진행 중인 7개의 산불로 인해 LA 북쪽 샌타클라리타에서부터 남쪽으로는 오렌지카운티 남부의 라구나 니겔까지, 그리고 서쪽 해안 지역에서부터 동쪽으로는 인랜드의 온타리오와 랜초쿠카몽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역이 화재로 발생한 연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산불 연기의 영향권에 속해 있는 지역 중에서도 특히 샌퍼난도 밸리 지역은 대기질 지수(AQI)가 140에서 180 사이를 기록하며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LA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한 주변 지역들의 대기질 지수도 130에서 150 사이를 기록해 ‘어린이나 노약자 등 민감한 그룹의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남가주 전역의 대기질 지수는 모두 100을 넘어 전반적으로 대기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질 악화는 두통과 눈 통증은 물론, 호흡곤란과 심지어 심부전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기는 눈, 코, 목, 폐를 자극할 수 있으며, 그 속의 미세 입자는 호흡을 통해 폐 깊숙이 침투하거나 혈류로 유입될 수 있다. 또한 그을음에는 발암물질을 포함한 여러 위험 물질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한인 김동민씨는 “한인타운은 직접적인 산불의 영향은 없지만 집안에서 문을 꼭 닫고 있어도 연기 냄새가 난다”며 “특히 8일 밤 할리웃 지역 산불 이후 더 심해져 호흡기가 민감한 아이가 자꾸 눈이 따갑고 기침을 해서 안쓰러웠다”고 전했다. 김씨는 이어 “아침에 출근하러 나와보니 아파트 야외주차장에 세워둔 차 위로 하얀 재들이 내려 앉아 있어 심각한 상황을 알 수 있었다”며 “건강이 걱정돼 마스크를 꼭 써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대기질 악화 상황에서는 민감한 사람들 특히 어린이, 노약자, 기저질환자들이 가능한 한 실내에 머물며 외출을 삼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할 경우 마스크와 고글을 착용해 연기와 유해물질로부터 눈과 호흡기를 보호해야 한다.
또한 실내 공기 질을 관리하기 위해 창문과 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거나 환기를 최소화하는 것이 권장된다. 집 안에서 초를 켜거나 가스렌지를 사용하는 것도 실내 오염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 한다. 아울러 에어컨 필터를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교체해 실내 공기 질을 더욱 개선하는 것이 좋다.
한편 펠리세이즈 산불과 이튼 산불이 발생한 인근 지역에는 수돗물 사용에 대한 경보가 발령됐다. 파사디나 시당국은 이튼 산불의 잠재적 영향으로 인해 추가 통지가 있을 때까지 해당 지역의 수돗물이 안전하지 않다고 주민들에게 공지했다.
LA 수도전력국(LADWP) 역시 집코드 ‘90272’에 해당하는 지역과 빈센티 블러버드 북쪽 주민들에게 끓인 수돗물이나 생수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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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