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자마자 뉴욕 한인사회는 양분되었다. 1월 3일에는 플러싱 코리아타운의 노던 156가 공원에서 미주구국동지연합회를 비롯한 10여 개의 한인 단체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무효’를 외치면서 집회를 가졌고, 1월 4일에는 맨하탄 코리아타운 32가에서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기원하는 미주 동부 동포들 주최의 ‘윤석열 파면 촉구 뉴욕집회’가 열렸다.
플러싱 집회에는 비교적 연세가 높으신 한인사회 어르신들이 참여했고, 맨하탄 집회에는 비교적 젊은층 한인들이 참여했다.
플러싱 집회는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어르신들의 열기가 뜨거웠고, 맨하탄 집회는 비교적 차분한 가운데 진행되었지만 노래도 부르며 조금은 흥겨웠다. 그들이 각각 외치는 구호는 ‘물러가라’, ‘처단하자’라며 살벌했지만, 두 집회 모두 대한민국을 걱정하고 대한민국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아 보였다.
일제 식민지배가 실제적으로 시작된 1905년으로부터 120년째가 되는 올해, 새해벽두부터 뉴욕 한인사회를 비롯하여 대한민국이 두 쪽으로 갈라진 것을 보면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이러한 분열이 진행된지 이미 오래되었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앞으로 얼마나 더 길어질지 또 그 후유증은 얼마나 더 깊은 상처가 되어 우리들의 가슴에 남을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는 것이다. 이렇게 ‘국민분열병’이라는 중병을 앓고 있는 대한민국이 회복은 가능한 것인지 머지않아 사망선고를 받게 되는 것이나 아닌지 염려된다.
필자 나름대로 오늘날 대한민국이 앓고 있는 ‘국민분열병’의 원인을 진단하면 그 병인은 한 가지다. 대한민국을 떠받치고 있고, 대한민국의 근간이 되며, 대한민국을 대한민국답게 하는 ‘법’이 문제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로서 만인 위에 법이 존재하고, 법 아래에 만인은 평등하게 다스려져 왔다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법은 몇몇 사람들에 의해 조작되고 왜곡되어 지면서 몇몇 또는 특정 정당을 위한 법이 되었고 법 아래에 만인은 불평등하게 되었다.
특히 구랍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벌어지고 있는 여야를 비롯하여 국가 기관들의 위법행위와 관련된 논란들은 이토록 대한민국의 헌법을 비롯한 각 법률들의 허술함과 모순됨 그리고 상충됨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의 법이 본격적으로 왜곡되기 시작한 계기는 2021년 1월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개혁이라는 미명아래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약칭 검수완박)을 추진하기 시작한 때부터라고 생각한다.
이에 2021년 3월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수완박은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검찰총장직을 사퇴하고 정치권에 입문하는 계기가 되었고, 검수완박법은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인 2022년 5월 9일 공포됐고, 2022년 9월 10일부터 시행되었다.
그 후 검수완박에 대한 논의가 끊이지 않자 헌법재판소는 “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지만 법 자체를 무효로 할 순 없다.”라고 최종 판결을 내렸다. 과정이 잘못되었는데 결과를 인정한다는 해괴한 논리였다. 그 후 대한민국의 법질서는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관련된 재판 지연과 비상식적인 판결, 민주당의 탄핵 남발과 부당한 예산 삭감, 의심스러운 부정선거 의혹 등이 불거지고 그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등이 이어지면서 대한민국 국민은 완전히 분열되었다.
이제 대한민국의 중병의 원인을 알았으니 치료법은 간단하다. 법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법을 바로 세워야 할 최후의 보루는 헌법재판관들과 대법관들을 비롯한 판사들이다.
위에 언급했듯이 법과 판사들 자체에 대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위급 상황에 놓인 대한민국을 응급처치하여 다시 소생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 이들에게 달렸다.
이들이 역사적인 소명의식을 갖고 오직 법과 양심에 따라 신속하고 공정한 판결을 내려 줄 것을 촉구하며 이들에게 마지막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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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완/코리안리서치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