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류 충돌·랜딩기어 고장
▶ 무안공항 동체착륙 ‘폭발’
▶ 181명 탑승자중 2명 생존
▶ 40년래 ‘최악 항공사고’
한국시간 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과 경찰이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 사고기 동체는 꼬리 부분만 남은채 대파·전소돼 사고 당시 참혹한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 [로이터]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하던 태국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한 후 외벽과 충돌하며 폭발해 2명을 제외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한국에서 여객기 추락 참사가 벌어진 것은 지난 1993년 아시아나기 해남 사고 이후 처음으로, 한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안전사고 중 인명 피해로는 가장 큰 규모여서 41년만의 최악 항공사고로 기록되게 됐다.
한국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사고는 토요일이던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9시7분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중 일어났다. 당시 착륙 직전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에 따른 엔진폭발에 이어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으면서 동체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해 공항 담벼락과 충돌하며 대형 화재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여객기의 꼬리칸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체가 전소됐다.
당시 이 여객기에는 승객 175명(한국인 173명, 태국인 2명)과 승무원 6명이 타고 있었는데, 사고 당시 여객기 뒷칸에 있다가 생존한 승무원 2명을 제외한 나머지 179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객기가 공항 담벼락에 부딪히는 과정에서 탑승객 다수가 외부로 튕겨져 나가고 폭발 후 화재까지 발생해 인명 피해가 커졌다. 중상을 입고 구조된 승무원 2명은 꼬리 칸에서 발견돼 목포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후 각각 서울 이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으로 재이송됐다.
국토부 사고조사본부 등에 따르면 사고 원인은 일단 버드스트라이크로 인한 여객기 랜딩기어 문제로 추정된다. 국토부는 이날 사고 원인과 관련해 당시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 주의 경보를 줬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7분께 무안국제공항 관제탑이 사고기에 조류 충돌을 경고했고 2분 후인 8시59분에 사고기 기장이 메이데이를 요청했다. 이후 사고 여객기는 오전 9시께 활주로 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했고 3분 후인 9시3분께 랜딩기어 없이 내리다가 충돌한 것으로 나타났다.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 착륙을 시도했지만 여객기가 활주로에 멈추지 못하는 ‘오버런’이 발생한 만큼 브레이크 장치 미작동 등 기체 결함 가능성도 제기됐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1월 4일 자정까지 7일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무안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피해 수습, 유가족 지원, 부상자 치료를 비롯해 필요한 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