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 동향이 심상치않다.
미 중앙은행 연준(FRB)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과 함께 한국에서는 비상계엄 사태와 이에 따른 경제 불안감 등 악재가 겹치면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환율 쇼크’가 닥쳤다.
원·달러 환율은 이번 주 내내 1,450원선을 돌파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26일에는 1,464.8원까지 치솟았다. 원·달러 종가가 1,460원 선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미주 한인사회에도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일부는 환율의 피해를 고스란히 체험하고 있고 일부는 환율의 혜택을 받는 등 희비가 교차되고 있다.
원화의 약세 및 ‘킹달러’의 가장 큰 피해자는 미국에 거주하는 많은 기러기 가족과 유학생, 주재원들이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송금할 때 더 많은 원화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에서 LA로 여행을 오는 한국 관광객의 수요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실제 일부 유학생은 한국으로부터의 재정 지원이 줄어 끼니를 걱정해야하는 처지에 있고 학위를 포기하고 한국으로의 복귀를 고민하는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주재원으로 근무하며 한국 원화로 급여를 받는 경우 원화 약세로 가만히 앉아서 매달 수백 달러의 월급이 감봉되고 있는 현실이다.
반면 한국을 방문하는 미주 한인 등 여행자들은 ‘킹달러’의 대표적인 수혜자들이다. 한인 관광업계는 미주 한인들이 한국에 여행을 갈 때 강한 달러로 인해 더 부담 없이 소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행 여행객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달러 강세로 한국에서 달러를 환전해 원화로 사용하거나 미국 발행 크레딧 카드를 사용할 때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 전문가들은 내년 초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 원·달러 환율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유학생을 지원할 방안을 찾고 환율이 한인사회 경제에 미치는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혜를 모을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