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선이 끝났다. 이번 선거에서는 한인 후보들의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예년에 비해서 유난히 많았다. 거의 기대를 하지 않았던 최석호 후보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가주상원의원에 당선되었는가 하면 존 박 어바인 시의원 후보가 무려 4번째 도전에서 100여 표 차이로 다시 한번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또 최근 몇 년 사이 미 전국에서 한인 시니어들이 몰려들고 있는 라구나 우즈 시에서 최초로 이은주 후보가 시의원에 당선되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대표적인 은퇴 타운이 있는 라구나 우즈에서의 시의원 배출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풀러튼 교육구 교육위원에 출마한 제임스 조 교육위원(제2지구)은 현역 교육위원을 압도적인 표 차이로 이기는 이변을 낳기도 했다.
이외에 부에나팍 히스패닉 밀집 지역인 제2 구역에 한인으로서는 3번째로 최용덕 후보가 도전했지만 아쉽게 패했다. 최 후보는 그동안 그 어느 후보들 보다 열심히 선거 운동을 했지만 18% 포인트 뒤졌다. 한인들에게는 ‘험지’인 이 선거구에 최 후보가 또 다시 도전할 것인지 여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최 후보는 그동안 낙선한 2명의 후보들보다 훨씬 많은 표를 얻었다. 기대했던 태미 김 후보는 어바인 시장 선거에서 패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내년 4월 열리는 어바인 시의원 보궐 선거에 도전한다.
이 같은 한인 후보들의 선거도 관심거리이었지만 연방하원 제46지구의 미셀 박 스틸 후보(공화당) 선거는 OC뿐만아니라 미 전국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선거는 미 전국에서도 가장 많은 캠페인 기금을 쏟아 부은 연방하원의원 선거 중의 하나로 TV를 꼈다하면 캠페인 광고가 나올 정도이었다.
이 지역구는 또 공화, 민주 양당이 질 수 없는 격전지이기도 했다. 현역이었던 미셀 박 스틸 후보는 선거구 재 조정이후 2번째로 치러진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해야 만이 앞으로 입지를 완전히 다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도 있었다.
그동안 한번도 선거에 진적이 없는 ‘선거의 여왕’ 미셀 박 스틸 후보가 또 다시 승리를 할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모아졌었다. 대다수의 한인들은 미셀 스틸 후보가 상대 후보를 압도적인 표 차이로 가볍게 누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OC수퍼바이저를 지냈고 현역인 베테란 정치인 미셀 박 스틸 후보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무명 정치인 민주당 후보 더렉 트랜에게 이길 것이라고 한인들은 예상했다. 그러나 막상 결선 투표를 위한 선거전에 들어가자 막판까지 여론 조사는 엎치락 뒤치락을 거듭했다. 이를 의아해 하는 한인들도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은 이 지역구의 민주당 유권자는 36.9%, 공화당 33.5%로 민주당 후보가 많은 점도 일부 요인이기는 하지만 경쟁 후보 더렉 트랜이 베트남 계이라는 점이 상당히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웨스트민스터 리틀 사이공의 베트남 표심이 트랜 후보로 쏠리면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선거 결과에서도 여실히 이를 보여주고 있다. 미셀 스틸 후보가 지난 2022년 중국계 후보인 제이 첸과 경쟁을 벌일 때는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 1만 4,017표 차이로 앞선 반면 이번 선거에서는 대폭 줄어든 4,226표 앞서는데 그쳤다.
이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캐스팅 보트를 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베트남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는 미셀 스틸이 아니라 같은 민족인 트랜 후보를 선택했다고 보아야 한다. 베트남계 커뮤니티는 베트남 계 최초의 연방하원의원 탄생을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에 비해서 공화당 유권자 수가 적고, 베트남계 후보 출마 등 좋은 조건은 아니었지만 미셀 스틸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단지 653표 차이로 졌다. 너무나 근소한 표 차이이기 때문에 2년 후 선거에서는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미셀 박 스틸 후보는 재 도전에 나선다. 또 다시 트랜 후보와 맞 대결을 한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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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기 OC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