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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유해, 뒷마당에 묻어줄 것”

2024-12-03 (화)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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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비행기 추락사 VA 한인 파일럿 김세욱 씨 가족

“강아지 유해, 뒷마당에 묻어줄 것”
유기견 구조를 위한 비행을 하다 불의의 사고로 숨진 버지니아 거주 한인 조종사 김세욱(Seuk Kim, 49세, 사진) 씨의 가족이 추락 당시 사망한 강아지의 유해를 1일 전달받았다.

김씨의 딸 레아(16, VA 스프링필드) 양은 최근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동물구조단체 ‘파일럿 앤 퍼스’(Pilot n Paws)와 함께 했던 임무를 완수하는 방법으로 추락 당시 사망한 유기견 리사의 유해를 가져오는 ‘추모 비행’을 생각했다고 한다.
김 씨 가족들은 리사의 유해가 집으로 이송되는 과정이 김씨를 위한 ‘추모 비행’이 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김 씨의 친구이자 자원봉사자인 크리스 문 씨는 1일 뉴욕 알바니로 비행해서 리사의 유해를 픽업해서 이날 김 씨 가족에게 전달했다.
어린 시절부터 파일럿이 되는 것이 꿈이던 김 씨는 4년전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동물구조단체 ‘파일럿 앤 퍼스’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이 단체는 재난 지역에 있는 유기견과 유기묘를 동물보호소로 이송하는 일을 한다.


지난달 24일에도 김 씨는 여느 때와 같이 경비행기(Mooney M20)로 강아지 리사를 비롯한 세 마리의 유기견을 태우고 메릴랜드주에서 뉴욕주 알바니로 향하던 중, 오후 6시10분경 알바니 서남쪽 35마일 지점인 캣스킬 산맥 소재 윈드햄에서 경비행기가 추락해 사망했다.

딸 레아 양은 리사의 유골은 자신들의 반려견 푸들의 유골이 묻힌 뒷마당에 같이 묻어주려 한다며 “아버지가 시작한 일을 계속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리사가 가까이에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했다.

김 씨는 조지 메이슨 대학 학사, 아메리칸 대학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2005년부터 2016년까지 11년간 선스타 스트래티직에서 파트너와 부사장으로 활동했고 그 전에는 AXA에서 재정설계사로 일했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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