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말 시행을 1개월도 남겨두지 않고 전격 연기된 맨하탄 교통혼잡세를 올해 안으로 시행에 들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뉴욕주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맨하탄 교통혼잡세에 반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승리로 내년 1월부터 재집권하게 되면서 혼잡세 시행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8일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뉴욕주지사실은 최근 연방교통부에 교통혼잡세 요금을 당초 예정한 15달러가 아닌 9달러로 낮출 경우 또 다른 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한 지에 대해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의 한 이사는 “호쿨 주지사는 교통혼잡세 요금을 15달러에서 9달러로 낮추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호쿨 주지사는 당초 맨하탄 교통혼잡세 시행이 예정됐던 6월30일을 불과 3주 남겨놓고 시행일을 전격적으로 무기한 보류하는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호쿨 주지사의 결정은 뉴욕시 교외 지역에서 혼잡세 반대여론이 거세 11월 선거에서 민주당에 불리해질 것을 우려한 측면이 있었다.

지난 5일 본선거 결과 민주당은 뉴욕주의 연방하원의석 26개 가운데 이전보다 3석 더 많은 19개 의석을 차지하면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압승을 거두면서 혼잡세 시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트럼프는 재집권하면 취임하자마자 맨하탄 교통혼잡세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혼잡세 찬성 측은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자가 대통령으로 재취임하기 전에 혼잡세를 시행해야 한다고 호쿨 주지사를 압박하고 있다. 혼잡세 지지 측은 “호쿨 주지사가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혼잡세 시행이 가능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호쿨 주지사는 교통혼잡세 요금을 9달러선으로 낮춰 연내에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 MTA는 요금 범위를 9~23달러로 명시한 환경영향평가서를 연방정부에 제출해 승인을 받은 바 있다.

호쿨 주지사는 통행료를 9달러로 낮춰도 이미 승인된 환경영향평가서에서 제안된 요금 범위를 충족하기 때문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가 절차 없이 허용해줄 것을 바라는 입장으로 여겨진다.

호쿨 주지사는 지난 6일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은 채 “백악관과 혼잡세와 관련한 논의를 했다”며 “연말에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교통혼잡세 지지 측은 호쿨 주지사가 결단을 내려 시행에 돌입하면 트럼프 당선자가 대통령에 취임한 뒤 폐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연방법원 뉴저지지법에 여전히 혼잡세 시행을 반대하는 소송이 계류 중이기 때문에 여전히 법적 걸림돌은 남아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서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