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리화나 취한 미국인들 인구 15%
▶ 한인주민들 “냄새 고역…아이들 간접 영향 우려”
아파트에 거주하는 30대 정모씨는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었다가 아랫집 베란다에서 피우는 마리화나 냄새를 참지 못하고 급하게 다시 문을 닫았다. 문을 닫아도 마리화나의 강한 냄새는 환기구 등을 타고 집 안으로 스며들었다.
작년 말 정씨가 임신 중이었을 때 이사 온 아랫집은 밤이고 낮이고 집에서 마리화나를 피워댔다. 아파트 관리사무실에 여러 번 연락해 중재를 요구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집에 있는 신생아가 걱정된다는 정씨는 진지하게 이사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도처에 마리화나 사용자들이 늘어가면서 애꿎은 주변 주민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아파트와 주택가는 물론 거리 곳곳에서 시도 때도 없이 피워대는 마리화나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는 한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2023~2024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15%가 마리화나를 피운다고 답했다. 이는 2021~2022년에 조사된 14%와 큰 차이는 없지만, 최근 몇 년간 미국 내 마리화나 흡연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갤럽은 미국인의 마리화나 흡연을 처음 조사하기 시작한 2013년, 응답자의 7%만이 마리화나 흡연을 한다고 답했던 것에 비해 현재 흡연자는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마리화나 흡연은 성별과 연령 및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예를 들어 여성의 11%가 마리화나를 피운다고 답한 것에 비해, 남성은 17%가 피운다고 응답했다. 연령에 따라서는 55세 이상 시니어들은 10%가 마리화나를 피운다고 답했지만, 20~40대 성인은 18~19%의 흡연율을 보였다. 또한 대학 졸업자의 흡연율은 11%에 그쳤지만, 대학 학위가 없는 성인 17%가 마리화나를 피운다고 답했다.
뉴욕주의 경우 지난 2021년 21세 이상 성인 대상 기호용 마리화나 사용이 합법화된 이후 세금 수입과 일자리 창출 등 긍정적인 효과도 거두었지만, 마리화나 사용이 늘면서 호흡기 건강, 정신 건강, 고농도 제품과 관련된 위험성 등 공중 보건에 대한 우려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씨는 “아파트 앞에 모여 마리화나를 피우는 젊은이들이 종종 있다”며 “아이가 마리화나 냄새를 맡으면 머리가 아프다고 해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어 “마리화나 합법화를 딱히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리화나 간접흡연 문제에 대한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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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