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수 학생 선발 도움’ 판단
▶변경된 시험 방식 대비해야
▶ SAT, 3월부터 디지털 시험
▶ACT, 내년부터 디지털 시험
하버드 등 아이비리그 대학을 포함, 약 29개 대학이 내년 대학 입시에서 대학입학표준시험 점수 제출을 요구할 계획이다. 사진은 하버드 대학 전경. [로이터]
SAT 및 ACT 등 대학입학표준시험 점수는 대학 신입생을 선발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였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기간 시험을 치르지 못하는 학생이 급증하자 대부분의 대학이 시험 점수를 선택적으로 제출하거나 아예 제출하지 못하도록 정책을 변경했다. 여러 조사를 통해 대학입학표준시험 점수가 지원자의 대학 생활 성공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로 증명되면서 시험 점수 제출을 다시 의무화하는 대학이 올해부터 늘고 있다. US뉴스앤리포트가 2025학년도 입시에서 시험 점수 제출을 의무화하는 대학을 일반대학과 리버럴아츠 대학으로 나눠 정리했다.
■아이비리그 등 29개 대학 점수 요구
비영리교육정책기관 ‘전국공정공개시험센터’(National Center for Fair and Open Testing)에 따르면 2025학년도 입시에서 약 80%에 달하는 대학은 시험 점수 제출을 의무화하지 않는다.
이들 대학은 시험 점수를 ‘선택적으로 제출’(Test Optional)하거나 ‘아예 요구하지 않는’(Test Blind)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센터에 따르면 점수 제출을 선택 사항으로 시행하는 대학은 약 2,005곳이며 요구하지 않는 대학은 약 85곳이다.
내년 대학 입시에서 시험 점수 제출을 의무적으로 요구하는 대학은 약 29곳으로 아이비리그 대학 중심의 명문대와 리버럴아츠 대학 중에서도 상위권 대학이 많이 포함됐다. US뉴스앤리포트 집계 상위 17위권 대학 중 시험 점수 제출을 의무화한 공립대학은 유니버시티 오브 플로리다 등 8곳이며 사관 학교로 에어포스 아카데미와 웨스트포인트 등 2곳이 포함됐다.
시험 점수 제출을 의무화한 일반 대학 중 SAT와 ACT 점수(중위 50)가 가장 높은 대학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이다.
MIT의 올해 신입생 SAT 점수는 1,510~1,580점이며 ACT 점수는 34~36점으로 집계됐다. 반면 시험 점수가 가장 낮은 대학은 퍼듀 유니버시티(매인 캠퍼스)와 플로리다 스테이트 유니버시티로 두 대학 올해 신입생 SAT 점수는 각각 1,190~1,470점, 1,240~1,390점이다. <도표 참고>
■ ‘우수 학생 선발에 도움 된다’ 판단
대학들이 시험 점수 제출을 다시 의무화하는 것은 시험 점수가 우수한 학생을 선별하는 데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MIT 스튜 슈밀 입학처장은 “자체 조사에서 시험 점수가 학생들의 대학 학업 준비도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입학 자격을 갖춘 취약 계층 학생의 합격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시험 점수를 통한 신입생 선발이 공평성과 투명성을 높일 것으로 믿는다”라고 US뉴스앤월드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한 바 있다.
시험 점수 제출 의무화 방침을 재도입한 다른 대학들도 MIT와 같은 판단이다. 시험 점수가 고등학교 성적만 평가하는 것보다 지원 학생의 성공적인 대학 생활을 예측하는 데 더 신뢰할 만한 판단 근거를 제공한다는 것이 이들 대학의 설명이다.
입시 전문가들 역시 고등학교마다 다양한 성적 평가 기준과 평가 방법을 적용하기 때문에 고등학교 성적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것이 오히려 불공평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변경된 시험 방식 대비해야
시험 점수 제출을 요구하거나 선택적으로 제출하도록 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은 변경된 시험 방식에 따라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SAT의 이미 올해 3월부터 전면 디지털 방식으로 변경됐고 ACT 역시 내년 봄부터 디지털 방식의 시험을 도입할 계획이다.
SAT 변경 내용 중 학생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적응형’(Adaptive) 시험 방식이다. 적응형 시험은 학생이 푸는 문제 결과에 따라 후속 문제의 난이도가 결정되는 시험 방식이다.
적응형 시험 방식은 이미 여러 다른 대규모 시험에 채택돼 시험 시간 단축, 보안성 개선 등의 긍정적인 점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 밖에도 기존 약 3시간 걸리던 시험 시간이 약 2시간으로 단축됐고 긴 문장을 읽고 여러 문제를 풀어야 했던 읽기 시험은 짧은 문장을 읽고 한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또 기존 계산기 사용이 허용된 문항과 허용되지 않는 문항으로 나뉘었던 수학 문항은 디지털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모든 문항에 계산기를 사용할 수 있다.
■SAT, ACT 디지털 시험 도입
ACT 시험 역시 이르면 내년 봄부터 디지털 시험이 도입되는 등 전면 개정될 예정이다. 전체 문항 수가 기존보다 44개 줄고 수학 항목의 경우 오지선다에서 사지선다로 변경된다. 문항 수가 줄면서 전체 시험 시간도 기존 약 3시간 반에서 2시간 반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문 시험을 선택해서 치를 수 있는 것처럼 앞으로 과학 시험도 선택적으로 치를 수 있게 된다.
과학 시험이 선택 사항으로 변경되면 영어, 독해, 수학 시험 점수를 기준으로 ‘종합 점수’(Composite Score)가 산출되지만, 종합 점수 범위는 기존 1~36점 방식이 그대로 적용된다. 과학 시험 응시는 선택 사항이지만 일부 대학은 전공에 따라 과학 시험 점수 제출을 요구하기 때문에 대학과 전공을 선택할 때 ACT 과학 시험 점수 제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종이 시험 외에도 디지털 시험 방식이 추가된다. SAT 시험이 종이 시험을 전면 폐지한 것과 달리 ACT는 종이 시험 방식을 유지해 응시 학생이 두 방식 중 원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시행한다. 디지털 방식 시험은 별도의 시험 센터를 통해 내년 4월부터 치러질 예정이고 개정된 종이 방식 시험은 5개월 뒤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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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