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기 전형’(ED)으로 합격했는데… 만약 거절해야 한다면

2024-10-21 (월)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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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정난·발병 등 제한적 거절 가능
▶1곳 지원하고 합격 시 반드시 등록

▶ 2곳 합격 시 모두 취소될 수도
▶지원 전 예상 학비 정확히 확인해야

미국 대학 입학 전형은 크게 조기 전형과 일반 전형, 그리고 공석 발생 시 선발하는 ‘롤링 어드미션’(Rolling Admissions) 등으로 구분된다. 이중 조기 전형은 ‘Early Decision’(ED)과 ‘Early Action’(EA)로 나뉘는데 이 두 가지 조기 전형 사이에도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잘 구분해서 지원해야 한다.

합격 통보를 받으면 반드시 입학하고 싶은 대학이 있다면 조기 전형 중에서도 ED 전형을 통해 지원하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ED를 통한 합격은 구속력이 따르기 때문에 지원 전 여러 가지 사항을 철저히 검토한 뒤 지원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ED 전형 합격하면 반드시 입학해야


ED 전형이 다른 입학 전형과 다른 점은 구속력이 있다는 점이다. ED 지원을 통해 합격이 결정된 학생은 별다른 사유가 없는 한 지원 대학에 반드시 입학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ED 전형의 또 다른 점은 지원 마감일이 다른 전형에 비해 빠르다는 것이다. ED 전형을 실시하는 대부분 대학은 11월 중 ED 지원을 마감하고 일부 대학은 이보다 이른 10월 중순에 마감하기도 한다. 이에 비해 일반 전형 지원 마감은 12월과 2월까지로 여유가 있고 롤링 어드미션 지원 마감은 늦봄에 시작해 개강 후 첫째 주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ED 전형으로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은 한 곳으로 제한된다. 그러나 대부분 ED 전형과 함께 EA, 일반 전형을 통해서 다른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인 입시 전략이다. 일반 전형의 등록 마감이 대개 5월 1일인 반면 ED 전형 등록은 합격 통보를 받은 뒤 수 주 안에 실시해야 하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ED 전형을 통해 합격 통보를 받은 학생은 다른 대학으로부터 받은 합격 통보를 거절하거나 이미 지원한 다른 대학 원서를 취소해야 하는 조건도 있다.

ED 전형의 가장 큰 장점은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지루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입시 준비를 조기에 마칠 수 있다는 것이다. ED를 통해 원하는 대학의 합격이 결정된 학생은 남은 12학년 기간 성적 관리와 AP 시험 준비 또는 대학 생활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대학 측, ED 지원 학생에 높은 관심

ED 전형은 특정 대학에 입학하고 싶은 학생의 관심을 대학 측에 전달할 가장 좋은 기회다. 대학 측에서도 입학에 관심이 높은 지원 학생을 선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ED 전형을 적극 활용하는 편이다. 일반적으로 ED 전형의 합격률이 일반 전형에 비해 높기 때문에 지원 자격 등을 잘 고려해 ED 전형 지원 대학을 선정하면 합격 가능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명문 사립대 듀크 대학의 올해 일반 전형 합격률은 4.1%로 매우 낮은 반면 ED 전형 합격률은 12.9%로 약 3배나 높았다. 듀크 대학 학보에 따르면 두 합격률 수치 모두 사상 최저지만 ED 전형을 통해 지원한 학생은 비교적 수월한 관문을 통과했음을 알 수 있다.

대학 입학 사정관이 신입생을 선발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대학과 맞는 학생을 선별하는 작업이다. 이를 감안할 때 ED 전형은 대학이 적합하게 여기는 신입생을 선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입학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학생은 ED 전형 지원 대학을 선택하기 위해서 대학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자신의 학업 목표 및 진로 등을 신중히 고려한다. 따라서 일반 전형 지원 학생에 비해 대학과 ‘잘 맞는’ 학생이 지원할 비율이 높기 때문에 ED 전형 지원 학생에 대한 대학의 확신이 높은 편이다.

■ED 합격 거절 사유, ‘재정난·발병’ 등 제한적


그렇다면 ED 전형 합격 통보를 받은 뒤 합격을 거절할 방법은 전혀 없을까? ED 전형에 지원하려면 일반적으로 학생, 학부모, 고등학교 담당 카운슬러가 합격 시 입학을 동의하는 내용에 서명을 해야 한다. ED 전형 동의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입학하지 않는다고 해서 대학 측이 등록금에 대한 책임을 묻거나 하는 일은 없다.

그러나 대학 운영 방침에 따라 지원 학생의 타 대학 합격이 취소되는 등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ED 전형을 통해 두 대학에 지원한 것이 발견되면 동의서 내용 위반으로 두 대학 합격이 모두 취소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다만 재정적 이유로 ED 전형 합격 거절이 허용되는 경우는 있다. ED 전형을 통해 합격한 대학으로 제시 받은 ‘재정 보조 패키지’(Financial Aid Package) 내용이 기대했던 것보다 부족하거나 재정적으로 등록금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인 학생은 대학 측에 ED 전형 합격 거절을 문의해야 한다.

대부분 대학이 웹사이트를 통해 ‘순 학자금 계산기’(Net Price Calculator) 기능을 제공한다. 순 학자금 계산기를 통해 등록금 등 대학 생활에 필요한 비용과 재정 지원 금액 등을 확인하고 학생과 가족이 실제로 내야 할 학비를 비교적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 연방교육국 ‘칼리지 내비게이터’(www.nces.ed.gov/collegenavigator/)를 통해 대학별 학비 내역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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