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열한 대선에 훼손 등 잇따라…경범죄 처벌돼
길가에 세워진 선거 사인(사진)들을 보면서 11월 5일 실시되는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다소 공격적인 모습도 눈에 띄고 있다. 상대 후보의 사인을 가리거나 훼손하고 심지어 뽑아 버리는 등 이와 관련된 신고가 올해 부쩍 늘었다.
민주당 텃밭으로 알려진 알링턴 카운티에서는 예년에 비해 올해 선거 사인 도난 신고가 급증했다. 알링턴 공화당 의장(Matthew Hurtt)은 “누군가 트럼프 사인을 뽑아가는 것을 목격했다”며 “이는 명백한 절도행위로 이미 100여건의 신고를 접수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비단 공화당뿐만 아니라 민주당도 비슷한 상황이며 “교외 지역에서는 해리스 사인을 설치하는 것도 두렵다”고 말했다.
선거 캠페인이 공개한 동영상에는 어떤 여성이 차를 타고 가다 내려서 사인을 뽑고, 남의 집 앞에 설치된 사인을 훔쳐 달아나는 모습 등이 담겨있다. 이에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선거 사인을 훼손하지 말라”고 당부하며 “무엇보다 훌륭한 후보들이 당선될 수 있도록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고 서로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링턴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선거 사인 도난 신고는 지난달 8건이 접수됐지만 직접 목격하기도 쉽지 않고 사실 어디에 사인이 설치됐는지도 분명하지 않아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선거 캠페인에서도 어느 정도 손실을 감수하고 사인을 설치하지만 “올해는 눈에 띄게 많이 사라진다”며 “지금까지 이런 선거는 없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사인을 설치하며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이웃집에 다른 후보의 사인이 설치된 것을 보면 긴장감이 감돌기도 한다. 그렇다고 남의 사인을 훼손하거나 뽑아가는 것은 범죄다.
최근에는 감시 카메라가 설치된 집들이 많아 아무도 없는 줄 알고 사인을 뽑다가 녹화된 영상이 증거로 제출돼 처벌받게 될 수도 있다. 도난, 기물파손 또는 사유지 무단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될 수 있으며 경범죄는 보통 12개월 미만의 징역형 또는 지역 사회 봉사, 보호 관찰 및 벌금이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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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