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어 교육 열기, 적극 지원 나서야

2024-10-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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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정규학교에서의 한국어반 개설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오렌지카운티의 공립 고등학교인 사이프러스 고교에서 한인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먼저 나서 한국어반 개설을 이뤄낸 사례도 나왔다. 12학년에 재학하는 한인 학생 3명이 한국어 클래스 개설에 대해 계획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홍보 활동을 벌인 것이 교육구의 승인에 큰 힘이 됐다고 한다. 한인 학생들의 한국어 사랑이 기특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노력 속에 올해 한글날이던 지난 9일을 기준으로 남가주 지역 초·중·고 학교에 개설돼 있는 정규 한국어반의 수가 340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등록 학생수도 8,000명 선을 넘어 9,000명에 근접하고 있다는 집계다. 이는 지난 10년 간 1.5배 이상 증가한 것이라는 게 LA 한국교육원의 설명이다.

이처럼 긍정적인 상황은 갈수록 뜨거워지는 K-문화에 대한 관심, 즉 한류 확산 현상과 맞닿아 있다. K팝이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인기를 앞서 견인해온 가운데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서부터 K푸드 등에 이르기까지 한류 열풍이 한국어 학습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기류를 충분히 살리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한국어 학습 수요를 감당할 물적·인적 자원이 부족하다면 글로벌 현상으로 떠오른 한국과 한국어 배우기 열기가 꺾이게 될 우려도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한국어 교육 확산이 반드시 양질의 한국어 교사 양성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남가주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미국 내 타 지역의 경우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요에 비해 한국어 교사가 부족한 곳도 많다고 한다. 한국어 선생님들에 대한 처우가 열악한 곳이 많은 것도 문제다. 경제논리로만 풀 수 없는 한국어 교육은 한국 정부가 장기적 안목을 갖고 적극적으로 풍성한 지원에 나서는 것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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