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통위 뉴욕총영사관 국감서 정면 충돌
▶ 조정식 의원, 정치 편향 문제 논란 지적하자
12일 맨하탄 주유엔한국대표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의환(맨 왼쪽) 뉴욕총영사가 국감 위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미국에 감사 표한 게 극단적 편향이냐” 반박, 여당 의원들도 김 총영사에 ‘용어 선택' 유의 지적
김의환 뉴욕총영사가 12일 맨하탄 유엔한국대표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윈회 위원들과 정면 충돌했다. 지난 8월 뉴욕한인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 행사의 정치 편향 발언을 질타한 의원들에게 김 총영사가 맞받아치면서 불꽃 공방이 이어졌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의 조정식 의원은 먼저 “불편한 지적을 좀 해야겠다”며 “김 총영사께서 최근 부적절한 언행으로 논란이 있지 않았냐”고 묻자 김 총영사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진 않고 논란은 있었다”고 답해 긴장감이 흘렀다.
조 의원은 “총영사 언행은 한국 정부를 대표하는 외교 공무원인지 아니면 정치인이나 유튜버인지 분간이 안된다”며 “정치 편향적 발언들이 논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총영사는 “구체적으로 뭐가 정치편향이란 말씀이냐. 미국에 감사를 표한 게 극단적 편향이냐”고 반박했다.
아울러 김 총영사의 광복절 기념식 발언과 관련해 조태열 외교부장관이 최근 외통위 국감에서 “100% 동의하지는 않는다”고 말한 것과 관련, 조 의원이 김 총영사에게 입장을 묻자, 김 총영사는 “제가 외교부 장관이었으면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받아치면서 갈등이 지속됐다.
조 의원이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김 총영사는 “그럴 생각없다”고 답했다. 조 의원은 “제가 보기엔 물러나셔야 될 것 같다”고 강한 어조로 질타했지만, 김 총영사는 “저는 오늘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당당히 제일을 수행한다”며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이날 답변 과정에서 김 총영사가 목소리를 높이자 김석기 국감반장은 “차분하게 말씀 해달라”라고 주의를 주면서 질의가 일단락됐다.
정회 이후 보충질의 시간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원은 물론, 여당인 국민의힘 인요한 의원과 김기현 의원 등도 김 총영사에게 “답변할 때 용어 선택을 조심해 달라”라고 지적을 하기도 했다.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총영사에게 “5·18 민주화 운동과 제주 4·3 사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며 “지금 뉴욕총영사가 하는 말씀은 일본 수상이 일본 역사관을 반영하기 위해서 만들었던 내러티브와 사실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외교관 출신인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외교라는 직종 자체가 예의와 규범이 많고 자유로운 자리가 아니다”라고 따끔하게 지적했고,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광복회는 총영사로부터 그런 발언을 들을 정도의 단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발언이 공직자의 자리에 있는 상태에서는 나오지 않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조정식 의원은 보충 질의 발언에서 “국감장에서 많은 고위 공무원을 봤지만 김 총영사 같은 분은 처음 본다”며 “공적 책임과 무게를 가져야 하는 고위 공직자로서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국감장을 나서면서 “한국에서 이뤄질 종합 국감에서 김 총영사에 대한 직위해제를 재차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영사는 국감 마무리 발언에서 “개인에 대한 비판은 겸허하게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김 총영사는 지난 8월15일 뉴욕한인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에서 광복회 뉴욕지회장이 대독한 이종찬 광복회장의 광복절 기념사를 듣고 “저런 말 같지도 않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나’ 생각이 든다” “광복절은 미국에 감사하는 날” “대한민국 내부의 종북 좌파 세력들을 분쇄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도 “한치도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특임이고 그래서 일반 외교부 공무원들과 같이 눈치 보고 그러지 않는다”고 언급했고, 지난 7일 열린 한국 외교부 국감에서는 이례적으로 뉴욕총영사에 대한 직위해제 요구가 나와 파장이 일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국정 감사는 당초 2시간으로 예정됐으나 김 총영사에 대한 논란이 거듭되며 한 차례 정회가 이뤄지는 등 3시간으로 늘어났다.
<
서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