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정국 맞물려 지역민보다 당 입장 우선시
▶ 투표율 3배 껑충 효과도…임소정 의원 불출마
왼쪽부터 캐서린 리드, 수잔 퀼러.
많은 사람들이 오는 11월 5일 대통령 선거에 집중하고 있지만 버지니아 페어팩스 시(City of Fairfax)에 거주하는 유권자들은 시장과 시 의원, 교육위원 선거 등도 함께 치르게 된다.
과거 페어팩스 시의 공직자 선거는 정당 구분 없이 무소속으로 치러졌으나 지난 2022년부터 다른 일반 선거와 마찬가지로 소속 정당과 당의 지지를 밝힐 수 있게 됐다. 투표율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
인구 2만2천명, 등록유권자 1만8천명 규모의 소도시인 페어팩스 시도 결국 양당 정치에 휘둘려 지역 현안보다 당론을 앞세우게 됐고 특히 이번 대선을 앞두고 지역 주민들의 갈등은 극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방 후보의 홍보 사인을 훼손하고 심지어 뽑아버리고 바꿔치기 하는 몰상식한 선거운동이 적발되고 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시장, 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지난달 25일 후보자 포럼에 참석해 주민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현직 시장인 캐서린 리드(Catherine Read)는 “과거 5월에 선거가 치러질 때는 투표율이 20%에 불과했지만 2022년 선거부터 11월로 변경되면서 5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며 “이에 대한 찬반논란도 있지만 변화를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유권자들은 이미 출마 후보들의 정치적 성향을 알고 있다”며 “당파성이 아니라 후보자가 무엇을 지지하는지, 유권자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면서 “나는 민주당의 가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도전자인 수잔 퀼러(Susan Kuiler)는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며 “당파 싸움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시 의회 및 직원들과 협력해 페어팩스 시의 발전과 안전을 위해 초당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에는 페어팩스 로컬 선거도 후보자의 당적을 밝히고 치르게 되면서 시 의회 또한 주나 연방 의회와 마찬가지로 초당적 노력은 물 건너가고 소모적인 당파 싸움만 난무하게 됐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민주당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후보는 이후 의정 활동을 하면서 당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고 결국 지역 주민이 아닌 당의 입장을 우선시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그간 시 의회에서 지역현안에 앞서 낙태권, 성정체성 문제 등을 두고 소모적인 공방을 펼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퀼러 후보는 “양대 정당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선거가 치러지길 바란다”며 “내가 시장이 되면 주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당선되고 나면 더 이상 주민들의 말을 듣지 않는 독선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6명을 선출하는 시 의원 선거에는 총 11명의 후보가 출마했으며 페어팩스 민주당은 빌리 베이츠(Billy Bates), 스테이시 하디-챈들러(Stacy Hardy-Chandler), 테일러 앨리스 기간(Taylor Alice Geaghan) 등 3명의 후보를 공식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공화당은 지난 선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지지 후보를 발표하지 않았다.
현역 의원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제프 그린필드(Jeff Greenfield), 케이트 도일 파인골드(Kate Doyle Feimgold), 빌리 베이츠 의원의 당선이 유력한 가운데 페어팩스 카운티의 유일한 공화당 수퍼바이저 팻 헤리티의 보좌관으로 일했던 앤소니 아모스(Anthony Amos) 후보도 상위권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한편 3선의 한인 임소정 의원은 이번에 출마하지 않았다. 임 의원은 “처음 시 의회에 들어갔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지치고 실망스러울 뿐”이라며 “과거에는 서로 다른 정치적 성향에도 불구하고 논의를 통해 충분히 합의가 가능했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러한 모습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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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