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은 지금…] 동물의 리더, 인간의 리더

2024-10-10 (목)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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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생물들은 생존하고 성장하고 또 자기 종의 연속을 위하여 매시간 사냥을 하고, 또 사냥 당하지 않기 위해서 목숨을 건 사투를 한다. 보기에는 그저 평화스러워 보이는 벌을 비롯한 벌레들이 꿀을 빠는데도 항상 자신들의 천적의 사냥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들은 무리내에서의 서열싸움에도 때로 목숨을 걸어야 한다. 늑대의 무리에서 최고 우두머리 수컷의 지도력은 강압과 폭압적인 것이 아니라 무리를 위해 헌신할 줄 알고 현명해야 추대가 된다. 물론 힘도 세야하지만 항상 압장서서 무리를 이끌고 위기의 상황에서는 자신을 희생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그런 자질을 잃었다고 판단되면 젊고 능력 있는 수컷의 도전이 시작되고 리더의 아내가 차세대 리더와 짝짓기를 하면서 잔인하게 리더를 내쫓고 새로운 지도자를 맞이 한다고 한다. 무능한 리더에게 공동체를 맏겨 두었다가는 공동체의 존속이 위협 받기 때문이다.


반면 코끼리의 경우는 수컷은 성장하면 무리를 떠나고, 주로 나이가 많고 경험이 풍부한 암컷 코끼리가 무리를 이끄는다. 코끼리의 가장 위협적인 포식자는 수컷 사자인데 이들이 노리는 새끼 코끼리를 방어하는 대형을 만들어 보호하고 가뭄이 들면 어디에 물이 있는지 기억을 하는 기억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그래서 학자들은 코끼리 사회는 영민하고 경험이 많은 암컷 연장자가 무리의 리더를 중심으로 암컷들과 새끼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평화스런 무리라고 한다.

숫자도 많고 사회가 훨씬 복잡하게 조직되어 있는 인류의 경우, 많게는 수억 적게는 수백만의 인간 집단인 국가를 이끄는 인간의 리더가 있다. 인간은 그 어느 동물보다도 확실한 영역 표시에 열심이고 서열 정리도 확실하다.

그래서 지구상 그 어떤 생물보다 잔인한 영역싸움 즉 전쟁을 하고 또 서열 싸움을 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늘날 많은 국가들이 내부 서열 싸움에서는 투표라는 방법을 개발하여 평화롭게 서열 정리를 하고 상대를 제압하고 죽이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영역싸움은 아직도 하고 있어서 지금 이시간에도 수많은 인류가 참혹하게 적국의 공격에 목숨을 잃고 있다.

문제는 정말 기나긴 세월동안 국가의 서열정리를 위하여 발명한 투표 즉 선거 방식이 근래에 와서 점점 더 심하게 부정되거나 왜곡 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정선거 시비가 옛날에는 3세계의 일인줄 알았는데, 이제는 모든 국가에서 이런 시비가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정말 치열한 선거로 선출된 리더들이 현명하지 못하거나 인자하지 못하고, 공평하고 평화로운 국가 운영보다는 권력을 사유화 하여 자신과 자신의 패거리만의 이익만을 취하려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공동체의 이익이 무엇인지 모르는 아둔한 국민들이 이들을 지지하고 또 반대하는 국민들이 편을 갈라서 싸움을 하면서 분열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인간이 자신과 구별하는 동물이라고 하는 늑대와 코끼리는 자기 공동체를 위해서 현명하고 훌륭한 리더를 내세우는 지혜를 가지고 있는데, 이들 동물과 자신을 구별하면서 만물의 영장이라 스스로를 칭하고 있는 사람들은 무엇을 근거로 자신들의 리더를 선출하고 있는지 되돌아 봐야 하지 않을까? 미국의 운명을 가르는 선거가 11월 5일인데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대통령과 연방의원들 그리고 주의원들을 선출해야 할까?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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