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거절할 수 있는 용기

2024-10-08 (화) 제이슨 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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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할 용기가 없는 사람들은 두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모든 부탁을 다 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럴 능력이 있는 사람은 더욱 없다. 하지만 크든 작든 부탁하는 사람은 끊임이 없다. 여유가 없거나 능력이 안되는데도 거절할 수가 없어 들어준 다음 곧 후회를 하게 되는 것이다. 거절은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부탁하는 자세가 무례하다면 어떤 말로 거절을 하더라도 당신은 나쁜 사람이 될 수 있다. 감당할 수 없거나 무례한 부탁은 거절해야한다. 미안한 마음으로 사정을 설명하면서 거절했을때, 부탁한 사람이 더 미안해하는 것이 정상적인 사람이다. 때로는 거절함으로서 좋은 결과를 가져 오기도한다. 소중했던 사람과의 관계를 정리한다는 것은 그동안 지치고 상처 받았던 일이 쌓인 결과다.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사람을 끊어내지 못하는 것은 습관이다. 정이 많아서, 언젠가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에, 누군가와 사이가 나빠진다는 것이 두려워서 등 이유는 다양하다. 그 바탕에는 언제나 “미움 받기 싫은 나”가 존재한다. 그사람과 왜 멀어져야하는지? 이유를 만들어 낼 필요는 없다. 어긋난 관계를 혼자의 노력만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회피에 불과하다. 좋지 않은 관계를 정리하는 것은 세상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방법이므로 힘들더라도 실천으로 옮겨야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 수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그 과정에서 자존감은 떨어지고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는 목표와도 멀어지게 된다. 타인의 인정과 애정에 목말라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스스로 채우지 못하는 부분을 누군가가 채워 주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타인의 인정이 주는 충족감은 유효기간이 매우 짧다. 다시 마음이 텅빈것처럼 느껴지면 자신을 인정해주고 좋아해 줄만한 상대를 찾아 나서게 되는 것이다. 세상에 자신보다 더 챙기고 배려해야하는 존재는 없다. 희생하고 낮추고 남을 더 신경쓰다 보면 삶이 나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내가 무너지면 너도 없는 것이다. 착한것은 좋은것이지만 스스로에게 제일 착해야하고, 배려심이 있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자신을 가장 먼저 배려할줄 알아야한다. 아끼고 소중한 사람에게는 더 참아주고, 이해해 주고, 배려해 줄 수 있다. 그러나 극단적이어서는 안된다.

“피플 플레져(People pleasure)”라는 말이 있다. 남의 비위를 잘 맞추는 사람이란 뜻이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주변에 누가 있는지에 따라 성격이나 행동이 바뀌고, 잘못이 없는데도 사과를 하며, 동의하지 않는데도 동의하는척을 하는 사람들을 가르키는 말이다. 상대에게 정중한 태도로 지혜롭게 거절한다면 생각하는 것처럼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모든 관계에 균열이 생기는 원인은 거리 유지를 실패했기 때문이다.

사랑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없듯 외로움 또한 모두에게 찾아온다.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고 돌아올것에 대하여는 기대하지 말아야한다. 지금은 지치고, 어렵고, 슬프고, 힘들더라도 다 괜찮아질 것이라고 주문을 걸고 거절이라는 강을 건너면“이 또한 지나가리라”지금보다 더 절망할때도 답은 있었고, 나아갈 길을 발견했음을 기억해야한다.

<제이슨 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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