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사이드] K문화의 향연

2024-09-18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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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중심지인 뉴욕시는 늘 분주한 거리, 고층 건물과 도시 생활의 활기찬 움직임 속에서 다양하고 화려한 문화 축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한민족의 얼과 뿌리가 담긴 연례 문화축제로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코리안 퍼레이드가 있다.

또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고 세계 문화계에 음악, 춤, 음식 등으로 곳곳에 흔적을 남기고 있는 한국의 K문화이다. 한국문화는 K팝의 매혹적인 비트부터 맛있고 독특한 미각의 한국 요리까지, 한국 문화의 영향력은 이제 뉴욕은 물론 미주 곳곳에 강하게 스며들면서 다인종의 일상 속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완벽한 안무를 갖춘 한국 대중음악은 서울과 미국 여러 도시에서 관객을 사로잡으며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방탄소년단 같은 그룹의 부상은 기록을 갱신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고정관념도 무너뜨려 음악에는 한계가 없고, 국가와 문화를 뛰어넘어 인종을 하나로 묶는 강한 힘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지난 파리에서 열린 올림픽 개막식에서도 방탄소년단의 진이 성화 봉송주자로 선정돼 K팝의 위상을 전세계에 과시하며 주목을 끌었다.
음악뿐 아니라 한국 음식 또한 전 세계인과 음식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매콤한 김치부터 고소하고 담백한 불고기 등 각종 한식은 미감을 불러일으키고 더 맛있는 한국음식을 너도 나도 찾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도시 곳곳마다 한국음식점이 잇달아 생겨나면서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근처에도 안 가던 김치나 된장찌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맨하탄에 새로 생긴 뉴욕한식당 ‘아토믹스’가 한국 전통음식에 바탕을 두면서 혁신적인 한국의 정찬으로 극찬을 받고 있다.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 잡고 있는 이 식당은 현재 미식평가 행사인 50베스트 레스토랑(W50B)에서 6위에 올랐다고 한다.

이처럼 한국의 K문화 출현은 뉴욕같은 대도시에 수많은 인종간의 벽을 무너뜨리고 하나로 상호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고 있다.

특히 이 시대는 SNS의 발달로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돼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하고 상호 이해와 교류를 촉진하는 가교로서 K-문화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상황이 되었다. 더욱이 전세계인이 살고 있는 미국에서 한국 K문화 정착과 발전은 세계속에 한국전통과 문화를 알리고 전수한다는 점에서 더 없이 중요하다.

특히 뉴욕이나 LA같은 미국 대도시에서의 K문화 확산은 인종 간의 격차를 좁히고 언어와 문화가 각기 다른 인종들을 하나로 화합하고 결속시킨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수시로 큰 사건, 사고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갈수록 급속히 발전하는 기계문명 속에서 오는 정신적 혼란과 두려움 속에서 우리가 강하게 버티고 살아남을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우리의 전통적인 문화의 힘이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분열되고 갈등하며 각종 어려운 문제와 사건들로 얼룩진 세상에서 그래도 우리가 위안을 얻고 살 수 있는 것은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우리 고유의 값진 문화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문화를 통해 화합과 단결의 힘을 찾을 수 있는 것도 큰 이유가 될 것이다.

K문화의 향연은 우리가 이국땅 낯선 곳에 살지라도 한민족 고유의 얼과 뿌리를 잃지 않고 굳건하게 정체성을 찾아 살아 버틸 수 있게 만드는 무엇보다 강한 힘이다. 뿐만 아니라 K문화가 세계에 뿌리내리고 수많은 인종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미주 전역에 자랑스럽게 뻗어나감은 한민족의 자랑이요, 자존심의 상징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한인사회가 세계속의 중심부 뉴욕에서 코리안 퍼레이드를 펼치는 것은 한민족의 얼과 뿌리를 찾고 미국인들과 후세들에게 그 중요성을 알리고 고취시킨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로 인해 중단됐던 코리안 퍼레이드가 올해 다시 개최될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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