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세계적 현대미술 작가들 조각 작품 외관 장식
▶ 내달 12일부터…최초 한국 작가 작품 설치
내달 12일부터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건물 정면에 조각 작품 4점을 전시하는 이불 작가 <메트 뮤지엄 제공>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프로젝트 초청 작품 4점 선봬
내달 가을맞이 전시로 뉴욕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미술관인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이하 메트 뮤지엄) 건물 정면에 한국 현대미술 작가 이불의 조각 작품이 선보인다.
메트 뮤지엄 건물 외관에 이 작가의 조각 작품 4점이 전시되는데 매년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들의 조각 작품으로 건물 외관을 장식하는 메트 뮤지엄이 올해의 파사드 커미션 프로젝트 작품으로 한국 작가의 작품을 설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상적 요소와 추상적 요소를 결합한 이 작가의 조각들은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프로젝트에 초청돼 내달 12일부터 맨하탄 업타운 5애비뉴 선상 메트 뮤지엄 건물 정면을 장식할 예정이다.
올해 진행되는 파사드 커미션은 제네시스와 체결한 다년 파트너십 하에 이루어지는 첫 번째 프로젝트이자 메트 뮤지엄의 파사드 커미션 시리즈 중 다섯 번째이다. 또한 이불 작가가 2002년 뉴뮤지엄 개인전 이후 20년 만에 미국에서 선보이는 주요 프로젝트이다.
이번 전시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이불, 롱 테일 헤일로’(The Genesis Facade Commission: Lee Bul, Long Tail Halo)라는 제목으로 내년 5월27일까지 이어진다.
데이빗 브레슬린 메트 뮤지엄 현대미술 대표 큐레이터는 이불 작가에 대해 “동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라면서 “작품을 통해 유토피아에 대한 독특한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메트 뮤지엄 측에 따르면 이 작가는 20세기 초 이탈리아 미래파 움베르토 보치오니의 작품과 그리스·로마 시대의 조각품 등을 참고해 조각 작품을 제작했다.
이불 작가는 1980년대 후반부터 조각과 회화, 영상, 퍼포먼스 등의 매체를 사용해 인류의 유토피아를 향한 욕망과 기술발전의 명암, 분단, 여성 문제 등 다양한 주제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 작가는 특히 섬유, 금속, 플라스틱, 실리콘, 도자기, 유리 등 매우 산업적이면서도 노동 집약적인 재료를 정교하게 활용하며, 수공예적 기법을 적용해 개념적, 물질적 차원에서의 기술적 발전을 탐구하는 작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80년대 후반 천을 재단해 만든 소프트 조각을 입고 진행한 획기적인 퍼포먼스 이후, 현대 조각과 설치 예술에서 선구자로 인정받아 왔다. 그는 자연과 인공의 경계를 허무는 조각 형상과 풍경을 표현하는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30대 초반이었던 지난 1997년에는 뉴욕현대미술관(MoMA·모마)에 날생선을 화려한 스팽글로 장식한 ‘장엄한 광채’를 설치해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생선이 부패하는 냄새까지 관객들에게 전달하겠다는 이 작품에 대해 미술관은 악취를 이유로 철거를 결정했다.
이후 이 작가는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와 한국관에 동시 초청돼 작품을 전시했다.
그의 작품 중 ‘무제’(사이보그 다리)(Untitled(cyborg leg))와 ‘무제’(사이보그 골반)(Untitled (cyborg pelvis))은 메트의 소장품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국 미술 전시관 개관 25주년 기념전시 ‘리니지: 한국 미술’(Lineages: Korean Art) 전시회에 출품되어 10월20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맞아 첫날인 9월12일 오후 6시45분~7시45분 개막 이벤트인 ‘이불 작가와의 이브닝’ 순서가 마련된다.
▲관람 시간 일~화요일. 목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금~토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수요일 휴관)
▲장소 The Met Fifth Avenue, 1000 Fifth Avenue, New York, NY 10028
▲웹사이트 www.metmu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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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