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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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행위가 세상을 바꾼다

2024-08-12 (월) 임형민 한미충효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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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여 년 전 100여 명의 노인상조회 회원들을 인솔하여 유럽여행을 한 적이 있다. 그 중에 로마에 가면 400여 년 전 잔인한 경기를 관람했던 격투경기장을 보게 된다. 지금은 많이 훼손되어 있지만 그런대로 옛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세계 각국 관광객들의 볼거리를 만들어 주고 있다.

해설자의 설명에 의하면 400여 년 전 거의 4세기나 걸쳐 로마 시민들은 이 노천 경기장에 모여 사람과 사람 또는 사람과 맹수와 대결시켜 상대방이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격투를 관람했다고 한다. 예전 어느 날은 공휴일까지 선포되고 친히 황제까지 나와 흥분과 긴장 속에 관람 중이었다.

이때 사마리아 출신 기독교 신자 델라 마크라는 사람이 경기장 한복판에 뛰어나와 “이런 잔인한 경기를 즉시 중단하라”고 외쳐대는 것이다. “인간의 죽음을 구경거리로 즐기는 악한 전통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그러자 경비병들이 달려 나왔고 황제는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려 지시를 하자 델라 마크는 즉석에서 처형되었다.


그 일이 있은 후 황제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날이 갈수록 델라 마크의 말이 옳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황제는 드디어 결심하고 격투경기 중지를 선포하게 되었다. 400여 년 동안이나 계속되어왔던 전통이었다. 그것이 오직 한 사람 하나님을 믿고 생명을 존중하기에 용감하게 앞장서 자신을 던진 델라 마크에 의해 잘못 가고 왔던 길을 바로 잡게 되었다.

또 내가 펴낸 효행록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옛 고려시대에 고려장제도가 있어 사람이 늙어 쓸모없이 됐을 때 산속에 움막을 짓거나 땅속 깊이 파서 동굴 안에 늙어 망령끼 있는 부모가 됐든 조부모가 됐든 먹을 양식과 이부자리까지 가지고 가서 버리고 오는 풍습이 있었다.

한 아들이 자기 어머니를 지계에 지고 산중에 버리러 가는 도중 산모퉁이를 돌 때 마다 지게에 업힌 어머니가 나뭇가지를 꺾어 떨어뜨리셨다. “혹시 어머니가 도망쳐 나오시기 위한 표시로 한 것 인가요?” 했다. 어머니 대답은 “아니다, 왜 내가 도망치겠느냐? 이 산중에 맹수가 득실거린 다는데 네가 길을 잃고 헤매다가 변이라도 당하면 어쩌냐? 걱정이 되어 한 것이니 그 나뭇가지로 잘 살펴보며 가라!” 이러시는 것이 아닌가!

자기를 버리러 가는 아들을 원망은커녕 자식 사랑하는 어머니 말씀을 듣는 순간 눈물이 복받치며 이런 어머니를 도저히 놓고 갈수 없다는 생각에 어머니를 다시 지게에 모시고 집에 돌아온 후 지극정성 효심을 다했다.

아들의 효심이 임금님까지 알려져 어느 날 임금이 아들을 부르게 되었다. 아들은 큰 벌이 내릴 것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임금님께서는 도리어 너는 효자 중에 상 효자라 칭찬과 함께 큰상을 받게 되었고 이후로 어명에 의하여 고려장 제도가 폐지 되었으니 아들 한 사람의 선행이 국법까지 바뀌어 태평성대를 누리게 되었다.

<임형민 한미충효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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