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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요한 것만 산다’… 소비지출 본격 둔화

2024-08-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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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금리·물가로 재정 타격
▶저소득층 이미 지출 줄여

▶ 중산층·고소득층으로 확대
▶여행·레저·외식업계 아우성

‘꼭 필요한 것만 산다’… 소비지출 본격 둔화

소득은 정체되고 물가는 계속 오르면서 압박을 받고 있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저소득층은 이미 소비를 줄이고 있어 중산층과 고소득 가정으로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로이터]

미국 경제를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게 한 소비지출이 최근 심상치 않다.

통계상으로는 아직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업계에서 피부로 느끼는 지출 수준은 확실히 이전만 못 하다. 저소득층은 벌써 씀씀이가 줄었고 여행, 레저, 외식업계 등에서도 장사가 안된다며 아우성이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고용시장이 눈에 띄게 둔화했지만 소비지출은 아직 줄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시장 둔화가 가속한다면 지출 상황도 달라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소비지출 감소는 저소득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의 이중고에 시달리는 저소득층은 재정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신용카드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가계 부채도 급증했다. 팬데믹 시대에 늘려놓았던 저축은 감소했다.

지난 6월 미국 국민의 세후 소득 저축률은 3.4%로 작년 동월의 4.8%에 비해 뚝 떨어졌다.

레저 업계에서도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디즈니는 이날 실적을 발표하면서 매출의 핵심인 테마파크 분야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 감소’가 있었다고 밝혔다. 디즈니 팬들은 동물 인형이나 장난감 등을 잘 사지 않았다. 테마파크와 기타 소매점의 제품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소매업체와 패스트푸드 체인점 등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아마존의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주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소비자들이 신중해졌다. 싼 상품만 찾고 있다”고 말했다.


맥도널드의 크리스 켐프친스키 최고 경영자(CEO)도 “일부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지 않은 채 집에서 식사를 하는 등 생활비를 줄일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맥도널드는 최근 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전 세계 동일 매장 매출이 1% 감소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5달러짜리 메뉴를 개발해 내놓았다.

타코벨도 3달러 미만 메뉴를 여러 개 제공하고 있으며, 버거킹은 ‘유어 웨이 밀’을 5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식당과 마켓 등 식품업체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격을 많이 올리면서 소비자들이 심각한 타격으 받고 있다.

백화점업체 메이시스의 토니 스프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실적발표에서 “소비자들은 압박받고 있으며, 상품을 꼼꼼히 고르고, 일부 상품만 구입한다”고 설명했다.

포터리반 브랜드를 보유한 고급 소매업체 윌리엄스 소노마도 소비자들이 대형 가구를 덜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행도 줄고 있다. 항공사들은 예년보다 가을 여행 수요가 줄어들 것에 대비하고 있다.

일리노이대와 퍼듀대 경제학자들이 올해 실시한 조사를 보면 소비자의 70% 이상이 식당, 슈퍼마켓, 식품업체가 가격을 과도하게 책정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연방 농림부 통계에 따르면 식품 가격은 2019년부터 2023년 사이에 25% 뛰면서 다른 소비재 상품과 서비스 가격 상승세를 앞질렀다. 연방거래위원회(FTC) 연구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2년 사이에 식품 가격이 11% 상승한 가운데 식품 유통업체 이익은 6% 증가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FTC는 식품 가격 고공행진에 관해 조사를 추진한다.

이같이 고물가와 고금리에 직면한 미국인들이 신용카드 사용을 늘리면서 신용카드 부채가 1조 달러를 넘어서고 연체율도 13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6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가계신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신용카드 부채는 2분기 1조1400억달러로 1년 전보다 270억달러(5.8%) 증가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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