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저지 한인여성 경찰 피격 사망 파문
▶ 비무장 상태서 발포⋯ 경찰 과잉대응 의문 빠르게 확산
사건이 발생한 포트리 아파트 전경.
▶환자 진정시키려는 대처 없어⋯신고부터 발포까지 불과 15분
▶주검찰 대응 프로그램 있지만 로컬경찰이 자율적으로 결정
정신건강 문제로 911에 병원 이송 도움을 요청했다가 경찰 총격에 의해 사망한 빅토리아 이씨 피격 사건과 관련, 현장에 출동한 포트리 경찰이 정신건강 환자에 대한 어떠한 대응 매뉴얼 이행도 없이 아파트에 강제로 진입해 비무장 상태의 이씨를 향해 발포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의 과잉대응에 대한 의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정신건강 문제 관련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할 경우 이와 관련된 대응 절차나 규정이 마련돼 있는지, 있다면 무슨 이유로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곧바로 총격을 가했는지에 대한 지적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숨진 이씨의 유족들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오전 1시15분께 이씨의 오빠가 911에 전화해 구급차를 요청했다. 911 교환원이 경찰도 함께 출동할 것이라고 답하자, 이씨의 가족은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5분 뒤인 오전1시20분께 911에 2차 전화를 했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포트리 경찰들이 이씨와 가족이 있던 아파트로 도착했고, 거구의 한 경찰이 상황을 설명하려던 오빠의 말을 무시하고 발로 현관문을 발로 차 부수기 시작했다.
그리고 1분도 지나지 않아 문이 부서져 열리고 거의 동시에 아파트 안에서 칼이 아닌 생수통을 들고 있던 이씨에게 총격을 가했다.
결국 911 최초 신고부터 경찰이 총을 쏴 이씨가 쓰러질 때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5분 밖에 안 된다.
이 과정에서 숨진 이씨를 진정시키려는 어떠한 시도나 테이저건 등과 같은 비살상 무기를 사용하는 등의 대처는 전혀 없이 무분별한 총격만 있었다는 것이 가족의 입장이다.
무엇보다 이씨 어머니는 정작 요청한 구급 요원은 총격이 이뤄진 이후에도 현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경찰 몇몇이 총에 맞아 쓰러진 이씨를 급하게 아파트 밖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당시 현장에 출동한 포트리 경찰의 과잉대응 여부가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포트리 타운정부와 경찰, 주검찰 등 법집행기관은 아직까지 경찰의 과잉대응 여부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 또 정신건강 위기를 겪는 사람과 관련된 사건에 대한 경찰 대응 지침이 마련돼 있는지, 있다면 제대로 지켰는 지에 대한 의문에 대해서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뉴저지주검찰은 지난 2021년12월부터 정신건강 위기에 처한 사람이 관련된 사건의 대응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경찰과 정신건강 전문가 등을 연결해 공동 대처하는 ‘어라이브 투게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로컬 법집행기관은 주전체에 불과 40여 곳 뿐이다. 포트리 경찰서는 어라이브 투게더 프로그램에 등록하지 않았다.
뉴저지에서는 각 지방자치정부에서 독립적으로 경찰 기관을 운영하기 때문에 주법으로 강제하지 않는 한 주검찰의 대응 프로그램에 참여할 지 여부도 로컬경찰서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상황인 것이다.
뉴저지에서는 지난해 3월에도 패터슨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겪던 31세 남성이 경찰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경찰은 4시간 동안 남성과 대치한 끝에 발포했다.
이 사건은 패터슨 시민사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후 정신건강 위기를 겪는 이들과 관련한 사건에 대해 경찰의 대응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시민단체 등의 요구가 거셌지만 1년여가 지났음에도 가시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음이 20대 한인 빅토리아 이씨의 비극으로 재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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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