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의 영장으로 빚어주심을 감사하고
수십 번의 고난과 어려움을 이겨내며
삶의 굴레를 넘어서며

늙은 육체와 오염된 영혼을
추슬러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자비심으로 가득한
바위 밑에
늙은 부처처럼 살아가야겠다

살아오면서 해왔던 경솔했던 말, 교만했던 말
남용과 오용으로 허비한 쓸데없는 말들
모두 닫아야 할 때이다
감언이설을 가리지 못한 오판과 실패를
엄중히 인정해야 하고 험담과 폭언으로
상처받은 영혼을 정화시킬 때이다

지구촌의 수많은 인재와 재난을 익히 봐왔고
둠스데이적 지구변화를 안타까이 직시할 때이다
후세대에 이율배반적 시각으로도 말이다
인생이란 그저 막연히 오고 가는 것이 아니라
굴곡과 요철로 점철된 형극의 길을 깊이 성찰하고
비움으로 끝마무리에 힘써야 하겠다

아직 쓰여질지도 모를 도움의 손길도
아낌없이 베풀며 살아가고
여유롭게 남은 여생을 살아가야겠다

<주수남 포토맥 문학회,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