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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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2024-07-21 (일) 이근혁 패사디나,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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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나이가 먹으며 적게 해야 하고 마음이 익을수록 저절로 적어진다. 말이 많으면 실수가 많아지고 말이 없음으로 시비분별을 하지 않고 고요한 마음으로 자연과 하나가 되기 위한 행동이다. 생각이 깊어지면 말이 적어지는 게 말을 하고 싶어지지 않는다. 느낌과 생각, 마음을 중시 여긴다.

자연과는 침묵해야 하나가 될 수 있고 하늘의 사랑은 침묵으로 얻어진다. 침묵의 소리는 기도의 소리다. 침묵은 기도하는 곳에 있고 기도하는 곳에 침묵이 함께 한다. 침묵은 온갖 것을 다 할 수 있다. 침묵은 마음속을 헤아려 보는 것이므로 하소연을 할 수 있고, 홀로 괴로움에 뒤척일 때 해결을 기대할 수 있다.

수도하는 사람들에게 제일 중요히 여기는 것은 말을 적게 하여 내 마음을 없이 하여 하늘의 마음을 넣는 것이다. 신부님이나 스님, 수도자들의 기도방식이 비슷해서 묵언수행이라 하여 많이 한다. 한마디 말없이 농사지으며 땅만 파는 수도모임도 있다.


말은 많이 하고 나면 허전하다. 필요한 말만 한다고 하다가도 말이 길어지고 쓸데없는 말을 하고 아닌 듯하면서 자랑을 하게 되고 자연히 남의 말도 하게 된다.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많이 하는 것은 나를 헤프게 만들고, 가벼워진다.

말을 적게 하고, 남의 말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하기 어렵다. 생각이 짧고 수양이 부족하면 나오는 행동이다.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저절로 말이 없어지고 마음의 느낌을 강하게 한다. 진실한 사랑이 오가는 연인들은 눈으로 말하고 마음으로 받는다. 진실한 행동은 이렇게 마음으로 말한다.

세상과 나는 함께 한다. 잔잔한 호수가  연상되면 내 마음이 고요해진다. 흔들리지 않는 나뭇잎을 보면 내 마음도 차분해진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보면 평화로움이 일어난다.

자연의 변화에 내 마음도 같이 변하며 같이 살아간다.

눈을 감고 조용히 지내며 마음을 고요히 하면 저절로 자연이 되고 내 마음이 고요하므로 자연도 고요하다. 세상 모든 것은 내 마음에 있다. 그들이 내 마음을 변화시키지만 내 마음이 고요하면 그들이 나를 변화시키지 못 한다. 이미 하나다.

차분하게 마음을 진정한 사람에게는 난폭하게 행동이 나올 수 없으며 나쁜 마음으로 그런 상태를 가질 수 없다. 말이 없으면 남의 말도 저절로 듣고 내 마음이 고요하므로 만물의 움직임에 내 마음도 흔들리지 않는다.

외로움과 고독도 마음이 고요해지고 자연이 나와 같아지면 ‘외로움 인가'를 생각하지 않는다.

지식이 많은 사람도 말이 적고 성찰이 잘된 사람도 말이 없다. 세상은 고요하므로 나도 세상에 가까워지는 행위다. 많이 배울수록 벼이삭 고개 숙인 것으로 비유가 된다. 그것은 겸손하게 세상일에 순응하기 위한 태도다.

말이 없어짐은 신과의 대화를 위한 시간을 많이 갖기 위함이다. 그래야 그 길로 갈 수 있다. 

<이근혁 패사디나,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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