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립기념일 불법 폭죽의 비극’ “간호사 꿈꿨는데…” 한인학생 실명위기

2024-07-19 (금)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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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러튼 테일러 김 양

▶ 수술돕기 모금 펼쳐져

이제 막 고교를 졸업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간호사의 꿈을 키우던 한인 여학생이 독립기념일 불법 폭죽에 눈을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 다음 달 간호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던 한인 여학생의 청천벽력 같은 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를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이 쇄도하고 있다.

18세 한인 여학생 테일러 김 양에게 올해 7월은 뜻하지 않은 비극이 찾아온 잔인한 달로 남게 됐다다. 독립기념일이던 지난 4일 풀러튼에 거주하는 김 양이 LA 카운티에서 가족들과 함께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던 중 누군가가 쏜 불법 폭죽에 눈을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해 있다고 CBS 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달 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8번째 생일을 맞은 김 양은 지난 4일 가족들과 함께 독립기념일을 기념하기 위해 바비큐 파티에 참석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김 양 옆에 있던 누군가가 아무런 경고도 없이 불법 폭죽에 불을 붙였고, 불이 붙은 폭죽은 옆에 있던 김 양의 눈으로 날아가 터져 버렸다.


김 양은 외상 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현재 왼쪽 눈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현재 김 양은 봉합해 놓은 왼쪽 눈을 가리기 위해 선글라스를 쓰고 생활하고 있다.

가족들은 김 양의 오른쪽 눈 시력을 조금이라도 되찾기 위해 김 양을 많은 안과의사들에게 데려갔지만, 이제까지 만난 안과의사들 중 누구도 김 양의 오른쪽 눈 시력이 되돌아 올 것이라고 장담하지 못했다. 김 양은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나는 이번 여름 카이저에서 인턴십과 자원봉사를 마치고 가을에 간호대학에 진학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사고 후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 이제 내 꿈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양의 부모는 딸에게 부상을 입힌 사람을 탓하기보다는, 김 양의 오른쪽 눈의 시력을 되찾기 위한 치료와 수술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김 양의 오른쪽 눈은 심각한 외상과 손상으로 인해 장기적인 치료와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족들은 김 양의 치료비와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 계좌(www.gofundme.com/f/help-taylor-save-her-eye-vision)를 오픈했다.

개설 사흘만인 18일 오후 5시 현재 다수의 한인을 포함한 73명의 기부자들은 기부 릴레이를 펼쳐 1만여 달러가 모였다.

어머니 제인 김씨는 “매일 매순간 테일러 눈의 치유와 마음의 평화, 앞으로 나아갈 험난한 길을 갈 수 있는 힘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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