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 차원 ‘상한제’ 추진 50유닛 이상 보유 건물주 연방의회 통과는 불투명
11월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열세를 보이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임대료 인상률이 5%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임대료 상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경합주인 네바다를 방문해 유닛 50개 이상을 소유한 건물주에 대해 임대료 상한제를 공식 제안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임대료를 연 5% 이상 올릴 경우 세금 공제 혜택을 박탈하는 방안 등이 주된 내용이다. 단 신규 건설 아파트 등은 제외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정책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치솟은 주택 가격에 대한 유권자들의 광범위한 분노를 잠재우기 위한 백악관의 노력”이라고 전했다. 인플레이션은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근본적인 장애물이 되어왔다.
아파트 전문 매체 아파트먼트 리스트에 따르면 6월 중 전국 평균 임대료는 월 1,411달러로 바이든이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던 2021년 초 1,150달러에 비해 22.7% 인상됐다. 하버드대 주택연구 공동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세입자의 절반이 수입의 30% 이상을 임대료 및 유틸리티 비용으로 지출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대료 상한제는 50유닛 이상을 소유한 건물주에게만 적용되며, 아직 건설되지 않은 아파트에는 상한선이 적용되지 않는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상한제가 미 전역에서 2,000만 유닛 이상에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임대 시장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숫자다
임대료 상한제를 준수하지 않는 임대주택 소유자는 더 빠른 감가상각을 활용할 수 있는 세금혜택을 잃게 된다.
가속 감가상각(accelerated depreciation)은 집주인이 마모 등 자산과 관련된 비용을 미리 부담할 수 있도록 하는 세금 전략이다.
주거용 집주인은 27.5년 동안 부동산을 감가상각할 수 있지만, 상업용 주택 소유자는 감가상각 기간이 39년으로 늘어난다. 바이든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감가상각비를 유지하는 것이 재정적으로 더 나은 거래가 될 것이기 때문에 집주인은 임대료를 연간 5% 미만으로 인상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전국다가구주택협의회의 CEO인 새런 윌슨 제노는 “임대료 상한제가 전반적인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거주 가능한 주택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 계획은 연방의회 문턱을 통과해야 한다. 다만 현재 공화당뿐만 아니라 많은 민주당원,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최종 시행 여부는 불투명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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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