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태문의 팝송산책

2024-06-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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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훈 기자와의 커피 타임 (9) 낭만파 시대의 오페라

- 롯시니가 오페라 흥행의 서막을 올렸으며 뒤이어 나온 Donizetti 는 ‘Lucia’란 작품을 가지고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 작품에 대한 평가는?
▶개인적으로 ‘Lucia’ 를 벨칸토 3 대 오페라로 꼽고싶다. 베르디의 ‘리골레토’는 굳이 벨칸토 오페라라고 부를 필요는 없겠지만 아무튼 ‘루치아’와 ‘노르마’, ‘리골레토’야 말로 이탈리아 오페라의 ‘Bread & Butter’ 라고 부르고 싶다. 어떻건간에 3 대 비극이면서 3 대 벨칸토인 이 3 작품을 빼고 이탈리아 오페라를 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루치아’야말로 음악적인면에서 최상의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마리아 칼라스가 부른 명반들이 많이 존재하는데 특히 카라얀과 칼라스가 2 막의 6 중창을 마친 뒤 박수가 끊이지 않자 6중창을 다시 연주한 장면은 지금도 전설로 남아있다. 아무튼 도니젯티의 ‘루치아’, 이를 부른 마리아 칼라스 등은 이탈리아 오페라가 남긴 위대한 예술적 유산이었다>

- 오페라 ‘Norma’, ‘I Puritani’ 를 만든 Bellini 의 작품은 소프라노의 전설인 마리아 칼라스가 선호한 작품들인데?
▶사실 마리아 칼라스가 제일 잘 부른 작품은 ‘폰키엘라의 ‘La Gioconda’ 였다. 이 작품을 부르다 후에 남편이 된 메네기니를 만났고 이 후 부터 마리아 칼라스의 전설이 시작됐다. 그러나 ‘La Gioconda’ 는 엄밀한 의미에서 소프라노를 위한 작품은 아니었다. 오히려 Bellini 의 작품들이 소프라노 즉 프리 마돈나들을 위한 작품들이 많았는데 ‘Norma’ ‘ I Puritani ‘ 야 말로 Bellini 를 대표하는 작품이자 또한 벨칼토 시대의 프리 마돈나를 위한 대표작들이라 아니 할 수 없었다. ‘Norma’ 도 그렇지만 청교도 (I Puritani ) 의 아리아들은 때때로 이 세상의 노래가 아니라라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 낭만파 시대의 오페라 대표 인물인 베르디, 푸치니, 바그너는 그 동안 여러번 소개 했기에 생략하고 ‘비제’의 작품인 ‘카르멘’ 이 오페라계의 미친 영향은?
▶ ‘비제’ 가 ‘카르멘’ 을 작곡할 때 만해도 파리는 예술성이나 사실성보다는 관객들의 구미를 당길 오락성이 가득한 오페라가 판을 치고 있었다. 소위 그랜드 오페라라고하여 화려한 발레와 호화로운 무대 그리고 코믹 오페라가 판을 치고 있었다. 비제는 다소 비극적인 소재의 ‘카르멘’ 을 통해 파리 오페라의 통속적인 유행에 정면으로 도전했지만 결과는 비참한 패배였고 바그너를 싫어했던 파리 관객들에게 바그너 풍을 답습했다고 욕까지 먹게되었다. 그러나 ‘카르멘’ 발표 후 3 개월만에 비제가 죽고나서 그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워졌는데 파리보다는 비엔나 등에서 먼저 ‘카르멘’ 의 예술성을 극찬하게 됐고 이는 서로 싸우던 바그너파와 브람스파 모두에게 환영받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더군다나 철학자 니체도 ‘지중해의 바그너’가 탄생했다며 비제를 칭송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 작품은 당시의 기준으로 볼때 다소 시대적으로 앞선 사실주의 성향이 강한 작품이었다고 볼 수 있다.

- ‘The Tale of Hoffman’을 쓴 Offenbach 에 대해?
▶ Offenbach 는 당시 파리의 유행에 따라 희가극을 만들던 통속적인 작곡가였다. 최고 힛트작 ‘호프만의 이야기’ 는 당시 파리 관객들의 구미에 맞는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와 음악적인 아름다움이 가미되어 돈도 벌고 작품성도 인정받게되었다. 그로서는 이 작품으로 음악사에 이름까지 날리게 된 행운의 작품이었다. 오펜바흐의 작품들은 요즘에는 잘 공연되지 않지만 ‘시인과 농부 서곡’ 캉캉으로 유명한 ‘천국과 지옥 서곡’ 등 수많은 오페라 서곡들을 통해 요즘도 음악팬들에게 널리 사랑받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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