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은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정착지 가자를 석기 시대로 돌려놓고, 4만여 명에 달하는 민간인들이 사망하고, 9만여 명에 달하는 부상자를 만들었다. 물론 압도적 물리력을 가진 이스라엘도 사망자가 1,460명, 부상자가 4,700여명에 달하고 있다.
뉴욕의 퀸즈 카운티 보다 작은 가자에 이스라엘에 쫒겨 몰려들면서 인구는 230만이 넘는다. 그중 40%가 북부에 몰려 살고 있어서 인구 밀도는 엄청나다. 가자에는 먹을 것도 마실것도 쉬고 누울곳도 없는 폐허가 되었지만 주류 언론에서 보여지는 내용은 별로 없다.
문제는 이 가자에서의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의 영향이 미국사회에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2020년 의회내 친이스라엘 의원으로 외교위원장이자 16선의 거물인 유대계 민주당 의원인 엘리엇 엥겔을 이기고 연방의원이 된 자말 보우만(Jamaal Bowman)을 몰아내기 위해 AIPAC(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이 최선봉에 섰다.
보우만은 2023년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자신이 속한 진보불럭과는 다르게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법안에 지지를 했다.
그런데 가자지구의 참상을 보면서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반대하고 나섰다. 그렇지 않아도 친이스라엘 최선봉장 엘리엇 엥겔을 떨어뜨린 보우만이 곱지 않았는데,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반대를 하자 AIPAC은 용커스 시장을 지낸 70세의 조지 라티머(George Latimer)를 적극 지원하면서 동시에 주류 민주당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 극좌파 선동가 보우만이라고 1,200만 달러 이상을 광고에 쏟아 붓고 있다.
어쩌면 보우만에 대한 AIPAC의 공격은 버니 센더스 상원의원을 따르는 민주당내 진보그룹에 대한 선전포고 일 수도 있다.
2019년 의회에서 소말리아 난민으로 미네소타의 연방하원의원인 일한 오마르가 미국 의원들이 다른 나라를 위한 로비에 휘둘려서는 안된다며 AIPAC을 지목했다. 이에 같은 민주당의 엘리엇 엥겔 외교위원장이 반 시오니스트 발언이라고 공격했다.
그러자 AOC(알렉산드라 오카시오 코테즈) 의원이 오마르를 거들고 나섰고 사태가 커지자 지도부가 무마를 하였다. 그리고 AOC는 다음 해 선거에서 엥겔을 몰아내겠다고 하면서 곧바로 용커스 학교의 교장으로 있던 자말 보우만을 지지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AIPAC은 눈치만 보고 있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을 계기로 미국내 최고의 로비 단체인 AIPAC은 의회내 반 이스라엘 정치인을 몰아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학생들의 반이스라엘 시위로 수많은 대학들이 몸살을 앓았는데 이젠 이것이 정치권으로 옮겨가고 있고 문제는 이런 상황이 미국을 분열 시키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하마스 이스라엘 전쟁 발발후, 뉴저지에서 세탁소을 운영하는 분이 하소연 하는 전화를 했다.
내용은 유대계 여성이 가게에 와서 이스라엘을 지지하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때마침 가게에 나와있던 대학생 아들이 전쟁을 지지하는것 보다 전쟁을 끝내는 것을 지지 해야한다며 논쟁이 일어났다.
곧바로 유대계의 보이콧이 시작되었고, 캘리포니아에 있는 유대인이 구글에 반시오니스트 세탁소라고 올리면서 매출이 40% 떨어졌다고 했다.
결국 우리 같은 한인들은 힘이 없으니 정말 말 한마디를 해도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라고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이처럼 미국내 5백만 유대계의 영향력은 다인종 다민족 사회인 미국에서 최고다. 누구도 따라갈 수가 없다. 그 지휘부가 AIPAC이다. 그런 AIPAC이 칼을 뽑았다. 과연 이번 선거에서 의회내 진보정치인들이 AIPAC이 휘두르는 칼에 얼마나 생존을 할지… 유권자들은 어떤 선택을 할지…
지금의 이런 사태를 보면서 미국 밖에서 일어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모순이 다인종 다민족 사회인 미국안에서 격돌하여 미국사회를 더 분열시키고 반목하게 만들수 있다는 우려만 앞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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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