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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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水菊)

2024-06-10 (월) 조성내/시인·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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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이 모이면 꽃
꽃들이 모이면 수국

소년 수(水)가 산에 올라간다
수를 짝사랑하고 있는 소녀 국(菊)이 뒤따라간다
발을 헛디뎌 절벽에서 떨어진다
그녀의 죽음에 마음이 괴로워
소년 국도 절벽에서 몸을 던졌다는 전설

무덤에서 이루어진 사랑
꽃이 되어 피어난 게 수국이다
초록, 하양, 분홍, 보라 꽃
파랑 잎사귀
색깔이 조화(調和)롭다

나비는 안다
살아 있을 때
사랑하라는 수국의 전설을

<조성내/시인·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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