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벌 2세·대통령 딸
▶ 이혼재판 2심서 판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2003년 모습. [연합]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이 역대 최대 규모 재산 분할과 함께 ‘세기의 이혼’으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한국시간 30일 두 사람의 이혼 소송 2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이혼에 따른 위자료 20억원, 재산 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고 최종현 SK 선대회장의 장남인 최 회장과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 관장은 시카고대 유학 중 만나 인연을 맺었으며, 1988년 결혼해 세 자녀를 뒀다. 재벌총수의 장남과 대통령의 딸의 만남으로 ‘세기의 결혼’이라는 세간의 주목을 받았으나,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부부의 이혼소송은 최 회장이 지난 2015년 한 일간지에 편지를 보내 혼외 자녀의 존재를 공개하고 노 관장과의 이혼 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됐다. 최 회장은 2015년 12월 세계일보에 보낸 편지에서 “노 관장과 10년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내왔다”면서 더 이상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특히 최 회장은 편지에서 한 여성과 딸을 낳았다고 고백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당시 혼외 딸은 6살이었다.
두 사람은 이후에도 별거를 이어갔으며, 최 회장의 이혼 요청에 노 관장이 계속 응하지 않아 ‘부부 아닌 부부 관계’가 지속됐다. 결국 최 회장이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협의 이혼을 위한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2018년 2월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해 정식 소송 절차에 돌입했다.
노 관장이 맞소송을 낸 지 3년 만인 2022년 12월 1심 재판부는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 재산 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주라고 판결했다. 주식은 최 회장이 상속이나 증여로 취득한 ‘특유재산’인 만큼 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후 노 관장과 최 회장 모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 법원은 노 관장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법원이 판결한 재산 분할 금액 1조3천808억원은 1심이 인정한 위자료 1억원과 재산 분할 665억원에서 20배 넘게 늘어난 금액이다. 재산 분할은 현재까지 알려진 역대 최대 규모로 그야말로 ‘세기의 이혼’이다. 재판부는 “노 관장이 SK그룹의 가치 증가나 경영활동의 기여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최 회장의 재산은 모두 분할 대상”이라며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회사 SK 지분은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1심 판단을 뒤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