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사가 되는 ‘iTeach’ 프로그램

2024-05-23 (목) 문일룡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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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목요일 교육위원회 회의 중에 있었던 일이다. 교육감이 카운티 학군 내의 인적 자원에 대한 정식 보고를 하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전날 보고서를 미리 검토할 때 교직원 인종 분포에 관한 정보가 보이지 않았다. 교직원들의 인종적 다양성을 중요시하고 있고, 공립학교 학생들의 인종 분포를 반영해야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던 터라 이러한 정보의 부재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늦은 밤에도 불구하고 교육감에게 이메일을 보내어 실망감을 표현했다. 다행스럽게도 회의 당일 교육감이 이에 대한 추가 자료를 제출했다. 이러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면 보고서의 적절성을 인정하는 데 동의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감이 제출한 추가 자료의 내용에 대해 경계심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카운티 공립학교 학생 중 약 20%가 아시아인인데 반해 교사와 행정직원의 비율은 그에 훨씬 미치지 못해서 교사 비율은 7%에 불과하며 행정직원의 비율은 3%대에 불과하다. 물론 과거보다는 나아졌지만,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직원 소수인종 비율 향상을 위해 교육감이나 인사담당자들이 노력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비율 증가 속도가 너무 느리기에 단순히 지금까지 해왔던 방법을 지속하는 것으로는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에 도달하기에는 요원하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교육위원을 처음 시작했던 19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거의 30년간의 변화 속도로는 앞으로도 반세기는 더 지나야 목표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교육청이 소수인종 출신 교사 확보에 쏟는 노력에도 좀 더 공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교육감이 제시한 데이터에 의하면 교육청이 흑인 교사들을 모집하기 위해 흑인 학생들이 많은 대학교를 지난 한 해만도 25차례나 방문해 채용행사를 가졌다고 한다. 그랬다면 그와 비슷한 노력을 아시안 커뮤니티에서도 효율적으로 시도해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아시안 커뮤니티를 상대로 하는 노력은 단지 대학생들 뿐 아니라 그들의 부모들에게까지도 확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아시안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교직을 적극적으로 권유하지 않는 현실을 염두에 두며 교직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계몽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아시아계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교사 확보의 어려움은 페어팩스 카운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는 미국 전체의 문제이며 최근 들어 더 나빠졌다. 그래서 미국의 여러 교육청들이 교직 진출 경로로 대학이나 대학원을 통해 교사 자격을 취득하는 전통적 방법만 고수하지 않고, 이제 다양한 대안적 경로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실무 경험이나 전문 분야 종사자들에게 좀 더 쉽게 교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을 터놓고 있다. 일단 임시 교사로 채용하고 일정 기간 내에 간소화된 자격 요건을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리고 본인의 커리어를 교직으로 바꾸기를 희망하는 이들에게도 훨씬 쉽게 가능하도록 해주고 있다. 대학에서 굳이 교육학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교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대학 졸업이 필수 요건이긴 하지만 대학을 꼭 미국에서 다녀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대학교를 한국에서 마친 사람들도 고려할 수 있다.

그런 방법을 택하는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iTeach’ 프로그램이란 게 있다. 비용도 높지 않고 프로그램 이수 기간도 길지 않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 당사자가 오는 5월29일 오후 4시30분부터 1시간 정도 온라인으로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질의응답 하는 기회를 한인들에게 제공한다. 이 기회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내게 imoon@fcps.edu로 이메일을 보내주기 바란다. 그러면 온라인 미팅 링크를 제공할 수 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란다.

<문일룡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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