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에로 화이바’는 현대약품에서 1989년부터 출시한 음료수로, 감귤 추출물에 더해 식이섬유와 비타민C가 함유되어 있으며, 투명한 주황색에 새콤달콤하고 산뜻한 오랜지 맛이 난다.
미에로 화이바는 ‘미에로걸’이라는 이름으로 여성 연예인들을 광고에 활용해 왔는데, 1989년에는 88년 미스월드 대회에서 2위에 입상한 미스코리아 최연희를 캐스팅했고, 90년 초에는 당시 톱스타였던 최수지를 모델로 삼아 인지도를 높여 갔다.
그 이후 건강음료 열풍이 불면서 1993년에는 건강미 넘치는 배우 김혜수를 내세워 식이섬유 음료시장을 제패했다.
이처럼 ‘미에로 화이바’의 점유율 확장과 건강음료 시장에서의 승리는 제품의 매력을 잘 살리면서 시대의 트렌드를 잘 읽는 등 철저하게 계산된 홍보전략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한편, 지난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2대 총선 당선자 총회에서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우원식 의원이 추미애 당선자를 꺾고 선출되었다. 둘다 서로 자신이 진짜 친명이라고 주장하는 촌극을 연출하였지만, 민주당내에서는 ‘추미애 추대론’이 대세였고 그렇게 되리라 예상됐다.
왜냐하면 유인태 전총장의 말대로 요새 민주당은 줄곧 ‘한 사람을 거의 황제로 모시는 당’ 처럼 보여왔기 때문이다. 박찬대 원내대표가 나서서 추후보와 조정식 의원의 단일화를 주선하고 곧이어 정성호 의원이 사퇴함으로써 이재명 대표의 복심은 추에게 있음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더군다나 대부분이 강성 친명계인 초선당선자들이 추후보를 지지하며 나서고, 개딸로 지칭되는 당원들이 ‘미애로 합의봐’라는 표어를 동원해 당선자들에게 문자폭탄을 보내는가 하면, 2만여명의 추후보 지지 서명을 받들고 국회에서 기자회견까지 자처하자, 당지도부의 경선개입 행태와 맞물려 재선 이상의 당선자들 사이에서 반발심리가 조성되면서 역대급 이변이 벌어졌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미에로 화이바’의 마케팅은 성공했고 ‘미애로 합의봐’의 홍보카피는 실패했다. 소비자의 마음을 제대로 읽은 회사는 성장했지만, 민심을 왜곡한 정당은 좌절했다. 민심은 그럴듯한 언의의 유희로 쉽게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당심이 곧 명심이고, 명심이 곧 민심’이라고 호도하여 자기 입맛대로 민심을 정의하기 보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민심에 귀를 기울여 본연의 민심을 우선 파악하려는 자세가 옳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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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김/전 재미부동산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