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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맡길 곳이 없다” 학부모들 원성

2024-05-21 (화)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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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시 ‘무상교육 3-K 프로그램’또 다시 도마위에

▶ 지역분배 제대로 안돼 지역에 따라 신청 못하는 사례 속출

3세 아동을 위한 뉴욕시의 무상 보육(3-K) 프로그램 정책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예산 삭감 문제로 홍역을 한차례 치른 바 있는 3-K 프로그램이 이번에는 제대로 지역 분배가 되지 않으면서 해당자녀를 둔 가정들 가운데 신청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

뉴욕시에 따르면 지난 3월1일을 기해 2024~2025학년도 3-K 프로그램 신청이 마감됐지만 빈자리가 없어 아이 맡길 곳이 없다는 학부모들의 원성이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뉴욕시교육국은 이와관련 “뉴욕시의 3-K 프로그램 정원은 5만2,000명으로 올해 지원자가 4만3,000명인 것을 감안할 때 아직 9,000개의 자리가 남아 있다”며 “시차는 있을 수 있지만 지원자는 전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특히 추가 조사 결과 올해 지원자 4만3,000명 가운데 아직까지 자리를 배정받지 못한 지원자는 2,500명, 즉 6%에 불과해 곧 자리가 배정될 것이란 게 교육국측의 입장이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학부모들은 “지난해 에릭 아담스 시장이 3-K 프로그램이 포함된 교육예산을 전격 삭감한 이후 우려했던 부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시장의 새 회계연도 예산 제안에도 관련 예산 1억7,000만달러 삭감 내용이 담겨 있어 매우 회의적이다. 시장이 3-K 지원자 전원 혜택을 약속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학부모들은 3-K의 가장 큰 문제로 수요 공급 불일치를 꼽았다.
퀸즈와 브루클린 등 중산층 밀집 지역 경우, 3-K 수요가 높아 자리 경쟁이 불가피한 반면 맨하탄 할렘과 브롱스 등 저소득층 밀집 지역 경우 지원자가 적어 자리가 텅텅 남아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수요공급 불일치 문제를 뉴욕시가 적극 조정했어야 했는데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퀸즈 거주 한 학부모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1지망 3-K 시설에서 자리가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 더 큰 문제는 남편과 함께 선택한 12곳 모두 대기자 명단에 이름만 올라 있다는 것인데 대부분 집에서 몇 마일 떨어진 곳”이라며 “아이들 3-K에 맡기려던 계획이 어그러지면서 연 2만5,000~4만달러를 내야하는 사설 보육시설을 찾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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