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중 전자상거래 ‘정조준’
▶관세 면제 등 혜택 없애고 위구르족 강제노동 조사도
▶ 유럽·아시아·한국에 포커스
중국 샤핑 플랫폼 '테무'(Temu)가 틱톡의 사례를 보고선 미국에서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 사업 방향을 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릿저널(WSJ)은 13일 테무가 사업 우선순위를 유럽과 한국, 아시아 등 미국 밖으로 옮기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서 보도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을 운영하는 PDD홀딩스의 테무는 미국 사용자 확보를 위해 수십억 달러를 쏟았으나 최근엔 다른 지역 확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테무의 미국 매출 비중이 지난해 60%에서 올해는 33%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무는 틱톡과 미국 정부와의 갈등을 본 뒤 눈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PDD홀딩스의 경영진은 2022년 말부터 틱톡과 같은 일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게 됐고, 지난 3월 틱톡 강제매각법이 의회에서 통과되자 더 큰 공포를 느껴 전환 속도를 높였다고 전했다.
이 법안은 틱톡 모회사인 중국기업 바이트댄스가 270일(대통령이 90일 연장 가능) 안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서비스를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테무 측은 세계적 전자 상거래 플랫폼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며, 신시장 확장이 미국 시장 비중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테무는 3달러짜리 티셔츠로 주목받으며 2년도 안 돼서 월 사용자 기준으로 아마존에 이어 미국 내 두 번째 샤핑 앱으로 부상했다.
PDD홀딩스는 지난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을 소유한 메타에 광고비용 20억달러를 냈고 구글의 최대 광고주이기도 하다. 지금도 페이스북 최대 광고주이지만 올해 유럽 등에 더 많은 광고비를 지출했다고 시장정보 회사 센서타워가 말했다. 4월까지 전체 광고비에서 미국 비중이 38%인데 작년 4분기엔 63%였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미국에서 월 1회 이상 테무 사용자가 1분기 5,000만명으로 지난해 3분기 최대치(5,560만명)보다 10% 줄었다. 이 기간 다른 지역 월 사용자는 128% 증가했다.
테무와 중국에서 설립돼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온라인 패스트패션 브랜드 '쉬인'(Shein)은 이미 미국 정치권의 견제를 받고 있다.
이들은 테무와 쉬인이 800달러 이하 수입품에 관세를 면제해 주는 제도를 이용해서 사업을 확장했다고 지적하며 이 혜택을 없애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와 함께 테무와 쉬인이 중국 신장지역에서 위구르족의 강제노동으로 제조된 불법 제품을 수입한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연방 국토안보부는 저가형 소포 조사를 강화했다.
미국과 한국에서는 이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이 품질이 조잡하고 건강에도 해로울 수 있는 제품들을 대거 판매하고 있어 다수의 소송까지 제기된 상태다. 한국에서는 한국 전통 문화를 무시하거나 중국 문화로 둔갑시키는 제품까지 버젓이 판매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미 정치권에서는 슈퍼볼을 앞두고 테무 광고를 빼라는 압박도 나왔다. 테무는 사용자들에게 공지한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수집했으며, 데이터를 중국으로 넘긴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PDD 공동 설립자는 지난 3월 애널리스트 전화 회의에서 많은 불확실성과 도전을 직면하고 있으며, 규제 당국과 계속 소통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지정학적 위험을 들어 PDD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