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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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의 향기

2024-05-10 (금)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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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러운 풀 냄새 나는 5월이다. 5월은 봄의 끝자락이고 급한 풀들은 벌써 꽃을 피웠다. 그런데 꽃씨가 터지면서 알러지가 극에 달하는 시절이기도 하다. 정말 싱그러운 풀냄새를 맡으러 공원에 가서 알러지로 눈물 콧물 재채기에 호흡까지 힘들어지는 계절이다.

원래 인류가 자연에서 살았을 때는 알러지로 고생하지는 않았을 터인데 문명화되어 자연으로부터 멀어지면서 면역력이 떨어진 탓이다. 그러나 인류는 꽃 냄새를 향기로, 꽃의 색을 아름다움으로 사랑하고 있다. 그래서 좋은 냄새를 꽃향기라고 하고, 아름다운 것을 꽃과 같다고 한다.

그러나 꽃을 보고도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꽃 냄새가 나도 향기를 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정색의 안경을 쓰고 꽃을 보면 그 아름다운 색을 볼수 없고, 자기가 좋아하는 향수만 뿌리고 다니면 꽃향기를 맡을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정말 이 시대에 필요한 사람이 그런 아름다운 마음의 향기를 뿜고 있어도, 그를 증오하고 욕하고 증오심을 퍼뜨리고 또 그것을 맹목적으로 믿고 위협을 넘어 심각하게 공격하는 사람들이 있다.


학자들과 비평가들은 현대 민주주의 사회 국가들이 직면하고 있는 위험한 요소 중 하나로 언론의 자유와 사회적 불신을 꼽고 있다. 그러면서 언론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보호하고 정보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데 노력해야한다면서, 언론 조작과 허위 정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시민들의 언론 사용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름다운 꽃을 보려면 색안경을 벗어야 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의 향기를 맡으려면 자신이 맡고 싶은 향수를 뿌리지 않아야 한다.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는 능력을 상실하면 결국 흉계꾼들이 퍼뜨리는 소문을 믿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스웨덴의 총리를 지냈던 ‘지아드 압델누어’는 “소문은 미워하는 자들이 전하고, 바보들이 퍼뜨리며, 멍청이들이 믿는다고 하였다.” 바로 증오와 불신의 화신들이 만들어내는 가짜 정보를 그것이 진실인지 분간 못하는 자들이 퍼뜨리고, 그것을 맹신하여 설치는 자들이 오늘날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그대로 방치하면 위험 요소가 아니라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하고 사회와 민주주의를 무너뜨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민주주의를 작동시키는 가장 중요한 것이 선거다. 선거는 지역사회와 나라를 위해서 일해야 할 바르고 유능한 인재를 뽑기 위함인데, 유능한 인재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흑색선전과 이를 맹신하는 자들에 의해서 국론 분열의 장이 되어 심지어 내전으로까지 번지게 한다.

특히 누구나 만들어서 올릴 수 있는 SNS는 최대 수익창출을 기본으로 하는 알고리즘으로 세팅이 되어있어서 한번 본 내용에 편향된 내용들을 계속 보여주게 되어있어서, 옳고 그름을 비교 판단할 수 없는 사람들을 점점 더 극단으로 치우치게 만들고 있다. 그러다보니 세상은 점점 더 극단으로 나뉘어지고 있다.

세상을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현실로 보지 못하면 모든 것을 그르치게 되어 있다. 그러니 한 나라의 지도자를 뽑을 때 바르고 유능한 인물이 아닌 악하거나 바보처럼 무능한 인물을 뽑게 되면 나라를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지게 한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꽃을 아름답게 볼 수 있고, 그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그런 유권자가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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