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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콜 사기’한인 투자가 형사재판 월가 주목

2024-05-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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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케고스’설립 빌 황씨 법정 출석

‘마진콜 사기’한인 투자가 형사재판 월가 주목

사기혐의로 기소돼 8일부터 맨하탄에서 재판이 시작된 한인 투자가 빌 황(오른쪽)씨 [페이스북]

2021년 3월 파생금융상품 ‘마진콜 사태’로 국제 금융시장 100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입히며 사기 혐의로 기소된 한인 투자가 빌 황(한국명 황성국)씨의 형사재판이 8일 뉴욕에서 개시됐다. 뉴욕 남부연방법원은 이날 배심원 선정 작업을 시작으로 황씨의 사기 혐의 사건 재판 일정에 들어갔다.

앞서 뉴욕남부지검은 지난 2022년 4월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설립자인 황씨를 사기 등 혐의로 기소했다. 최근 경제 전문매체 불룸버그 통신은 ‘그는 일주일 만에 360억달러를 잃었다.

이제 빌 황은 교도소를 피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기독교 자선단체를 설립하고 종교 지도자로 변신한 황씨의 근황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자신의 재산을 잃고 대형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 몰락에도 일조한 개인 투자회사 ‘아케고스’의 창업자 빌 황씨는 믿음이 흔들리지 않은 채 재판을 앞두고 있다.


황씨는 월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재판을 받기 위해 8일 뉴욕 연방법원에 출석했다. 검찰은 황씨가 금융회사들을 속여 거액을 차입한 뒤 이를 자신들이 보유 중인 주식에 대한 파생상품에 투자함으로써 주가를 조작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황씨 측은 월가의 일반적인 차입(레버리지) 투자 기법일 뿐 투자과정에서 어떠한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UCLA를 졸업하고 카네기멜런 MBA 과정을 마친 그는 2001년 헤지펀드계 전설이자 타이거 매니지먼트를 이끈 줄리언 로버트슨의 도움으로 ‘타이거 아시아 매니지먼트’를 출범했다. 황씨의 회사는 월가의 아시아 전문 최대 헤지펀드 중 하나로 성장했지만, 2012년 홍콩 투자와 관련해 내부자 거래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그는 결국 4,400만달러를 지급하고 사건을 종결해야 했다.

이후 2013년 그는 개인투자회사인 ‘아케고스’를 설립했다. 아케고스는 투자은행들과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 및 차액거래(CFD) 계약을 맺고 보유자산의 5배가 넘는 500억 달러 상당을 주식에 투자했다.

그러던 중 투자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자 증거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마진콜이 발생했고,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발 빠르게 담보주식을 블록딜로 내다 팔면서 손실이 확산했다. 아케고스 마진콜 사태로 투자은행들이 입은 손실은 1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스위스의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아케고스와의 거래로 맺은 손실 규모가 55억 달러에 달했고, 이 충격 여파로 위기설에 휩싸이다가 결국 자국 경쟁사인 UBS에 인수됐다. 황씨의 재산도 1억 달러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오랫동안 황씨는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돈벌이를 하는 ‘기독교 자본가’로 여겨져 왔다. 그가 만든 ‘그레이스 & 머시 재단’은 아케고스가 무너진 이후 전직 직원들의 피난처가 됐다. 2022년 말 현재 재단의 임원과 최고 연봉 직원 중 9명이 아케고스 출신이다.

세금보고 기록에 따르면 몇몇 직원들은 5억2,800만달러의 자산을 갖고 있는 재단을 감독하는 업무 댓가로 50만달러 이상을 받았다. 리디머 장로교회의 앤드류 필드 목사는 “황씨가 종교를 방패로 삼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충성스러운 황씨의 친구들은 그가 잘못한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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