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FTX 고객…투자금보다 더 많이 돌려받아
2024-05-09 (목)
▶ 98% 이상은 118% 환불
▶ AI투자·가상화폐 급등에 자산만 최소 145억달러
지난 2022년 11월 연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고객들이 그동안 묶였던 자금을 전액 돌려받을 전망이다.
FTX는 거래소 이용 고객을 포함한 대부분 채권자에게 파산 당시 예치금의 118%를 되돌려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기업회생계획을 델라웨어 파산법원에 제출했다고 8일 밝혔다.
법원이 이 같은 회생계획을 승인하면 FTX는 회생계획 발효 후 60일 이내에 채권자들에게 자금을 돌려줄 예정이다. 샘 뱅크먼-프리드가 창업한 FTX는 2022년 11월 대규모 인출 사태로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FTX는 회생계획에서 보유자산 가치 추산액이 145억∼163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채권자 보상 계획이 법원 승인을 얻어 확정되면 채권자의 98%를 차지하는 5만달러 미만 소액 채권자는 허용 청구액의 최소 118%를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FTX 계좌에서 가상화폐를 거래했던 대부분 개인 고객이 이에 해당한다.
나머지 채권자도 허용 청구액의 100%와 이자를 받게 될 전망이다. 채권자 보상 비율이 낮을 것이란 최초 예상과 달리 FTX가 고객 돈을 모두 돌려줄 수 있게 된 배경으로는 벤처투자 성공과 FTX 파산 사태 이후 이어진 가상화폐 가격 급등이 꼽힌다.
FTX는 앞서 2021년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에 5억달러를 투자했는데, 이후 AI 붐이 일면서 앤트로픽 지분가치가 크게 올랐다. FTX는 올해 초 앤트로픽의 보유 지분 중 3분의 2를 약 8억8,400만달러에 매각해 투자금 일부를 회수했다.
또한 파산보호 신청 시점 1만5,00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 가치가 6만달러대로 오르는 등 FTX가 보유했던 가상자산 가치가 급격히 회복된 것도 자산회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