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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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앞서 진로 좌우할 고교 신중히 결정해야

2024-05-06 (월)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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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학창 생활 보낼 수 있어야
▶대학 진학에 필요한 교과목 여부

▶ ‘형태·문화·다양성·크기’ 등도 고려
▶통학 시간은 1시간 이내가 적합

대학 진학은 선택이지만 고등학교 진학은 필수 과정으로 여겨진다. 대학 진학은 물론 앞으로의 인생 방향을 결정하는데 고등학교 시기를 어떻게 보내는지가 무척 중요하다. 거주 학군에 따라 정해진 공립학교에 진학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학부모가 많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다. 차터 스쿨, 매그닛 스쿨, 사립학교, 보딩 스쿨 등은 학군과 상관없이 신입생을 모집하고 좋은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이사를 선택하는 학부모도 많다. 교육 전문가들은“평판이 좋은 학교라고 해서 다 자녀에게 적합한 학교가 아니다”라며“자녀가 행복한 학창 생활을 보낼 수 있고 자녀에게 필요한 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학교 좋은 학교”라고 고등학교도 신중하게 선택해 줄 것을 당부한다.

■교육 프로그램

가장 먼저 살펴야 하는 것이 고등학교가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대학 진학을 목표로 둔 학생은 진학할 고등학교에서 AP, IB와 같은 고난도 수업이 제공되는 지와 ‘이중 등록’(Dual Enrollment) 제도를 시행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이중 등록은 인근 대학교에서 제공하는 강의를 수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학점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우수한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은 고등학교에서 이들 고난도 수업 수강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만약 학생이 공연 예술이나 저널리즘 등 특정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해당 분야의 과목이 제공되는 지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

■학교 형태

우수한 공립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거주지라면 고등학교 선정에 큰 부담이 없다. 하지만 거주 중인 학군의 공립학교 수준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사립학교 진학을 고려해야 하는데 학비 부담이 가장 큰 고려 사항이다. 기숙사를 제공하는 보딩 스쿨은 대학 진학 준비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고등학교 형태로 학비가 일반 대학 못지않게 비싸다.

보딩 스쿨을 포함, 학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립 학교가 많기 때문에 학자금과 장학금 기회 등을 먼저 알아보는 것이 좋다. 우수한 교과 과정과 차별화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차터 스쿨과 매그닛 스쿨은 학비가 들지 않는 반면 거리 조건이 맞아야 한다. 통학에 1시간 미만 걸린다면 차터 스쿨과 매그닛 스쿨을 고려해 볼 만하다.

■특별 활동

우수한 학과 성적과 함께 특별 활동 기록도 대학 입시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특별 활동 기록을 통해 학생의 관심 분야와 리더십 능력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학생이 고등학교 진학한 뒤 자신의 관심 분야에 맞는 클럽, 스포츠팀, 교내 조직 등에 가입해 활발히 활동한다. 진학하고 싶은 고등학교에 학생이 가입할 만한 특별 활동 프로그램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가입을 원하는 클럽이 운영되지 않는다면 학생이 직접 클럽을 만들 수 있는지 아니면 학교 측이 클럽 개설을 도울 계획 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문의한다. 클럽을 직접 만들어 성공적으로 운영한 학생은 리더십 능력을 인정받아 대학 진학에 도움이 된다. 대학 진학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클럽 활동을 통해 사회생활에 매우 중요한 인간관계 능력 등을 습득할 수 있다.

■통학 거리 및 시간

고등학교까지의 거리와 통학 방법 등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일반적으로 학군 내 학교에 진학하는 경우 스쿨버스 등의 교통편이 제공된다. 학교와 가까운 거리에 거주하는 학생은 도보나 자전거 등으로도 통학하면 된다.

반면 학군에 상관없이 진학할 수 있는 차터 스쿨, 매그닛 스쿨, 사립학교 등은 타 학군 거주 학생에게 스쿨버스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타 학군 고등학교 진학에 관심이 있다면 통학 시간과 교통편을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통학에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기면 학생의 정서적 건강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과외 활동 시간도 부족해진다.

■다양성

싱크탱크 센추리 파운데이션의 조사에 의하면 다양한 환경을 지닌 학교에 다닌 학생이 교육적으로 우수한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성에는 인종, 경제적 지위 등 여러 요인이 포함되는데 학생의 상황에 맞은 다양성을 지닌 학교인지 파악해야 한다.

민감한 문제로 발전하기 쉬운 다양성 이슈가 발생했을 때 학교 측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교육하는지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교육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공립학교에 다닌 학생들이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해서 깊이 배우고 창의력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학교 규모

학교 규모와 학생 수 등도 학생의 학교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소규모 학교의 경우 교사와 보다 친밀한 관계를 쌓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학생 수가 많은 대형 학교에서는 여러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다양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학교 규모에 따른 장단점을 잘 고려해 학생에게 가장 적합한 환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학교 규모만 볼 것이 아니라 교사 1명당 학생 수를 파악해야 한다. 교사 대 학생 비율이 낮다면 규모가 큰 학교도 우수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카운슬러 대 학생 비율도 고등학교를 고를 때 중요하게 살펴야 할 조건이다. 카운슬러를 통해 대학 진학에 필요한 실질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카운슬러와 상담 기회가 많은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학교 문화

학교마다 다른 문화와 분위기가 학생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우수한 학교라도 문화가 맞지 않으면 행복한 학창 생활을 보내기 힘들다. 학교 분위기를 파악하려면 직접 학교에 방문해 학생들이 다른 학생 또는 교직원과 어떻게 생활하는지 살펴보면 된다. 어떤 학생은 경쟁적인 환경을 좋아하고 일부 학생은 자신과 맞은 종교적 분위기를 중시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자녀가 어떤 성향이고 어떤 학교 분위기를 선호하는지부터 대화를 통해 알아보도록 한다.

■장애 학생 프로그램

장애를 지난 자녀를 둔 가정은 장애 학생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필수다. 일반적으로 연방법의 규제를 받는 공립학교가 장애 학생을 위한 교육과 지원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사립학교는 장애 학생 지원 교육 프로그램과 관련, 연방법 규정에서 제외된다. 만약 사립학교 진학에 관심 있는 장애 학생을 둔 경우 해당 학교 측에 장애 학생 지원 프로그램 등을 문의한 뒤 결정하면 된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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